2살에 눈 잃은 아들, 어버이날 아빠 밥 사드리고 ‘깊은 잠’…3명에 새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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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애인일수록 밝게 살았으면, 그리고 남들한테 활발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아들한테 말했어요. 최대한 그렇게 살도록 지원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동진이는 (제가 바라던 대로) 살았던 것 같아요."
시각장애인 이유성씨의 외아들 이동진(28)씨는 1996년 경기 부천시에서 태어났다.
시각장애인인 아버지 혼자 동진씨를 키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던 터라 동진씨는 기숙사 생활을 주로 했다고 한다.
지난 5월8일 동진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아버지에게 저녁을 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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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애인일수록 밝게 살았으면, 그리고 남들한테 활발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아들한테 말했어요. 최대한 그렇게 살도록 지원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동진이는 (제가 바라던 대로) 살았던 것 같아요.”
시각장애인 이유성씨의 외아들 이동진(28)씨는 1996년 경기 부천시에서 태어났다. 동진씨는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안구에서 암이 발견되면서 긴 병원 생활을 해야 했다. 4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고 2살 무렵엔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다. 암세포가 시신경을 타고 뇌까지 번질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아버지는 “아들 목숨만은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어린 나이에 시각을 잃은 동진씨는 맹학교를 거쳐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졸업 뒤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복지 업무를 하며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밝게 살라’는 아버지의 조언대로 동진씨는 잘 웃고 밝은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복지사로 1년 정도 일하던 동진씨는 이후 아버지와 함께 2년가량 안마사로 일했다. 아들과 함께 안마사로 일했던 그 시간이 아버지에겐 각별하다. 동진씨가 중학교 2학년일 때 동진씨의 어머니가 심장 판막 수술을 받고 뇌경색이 발생해 세상을 떠났다. 시각장애인인 아버지 혼자 동진씨를 키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던 터라 동진씨는 기숙사 생활을 주로 했다고 한다.
“안마사로 함께 일한 2년 동안 아들은 저하고 거의 24시간 같이 있었어요. 집에서 같이 자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손잡고 출근하고. 또 같이 일하고 퇴근하고 같이 저녁 먹고 그렇게 지냈죠. 모든 게 다 생각나요.”
지난 5월8일 동진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아버지에게 저녁을 사드렸다.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은 잠이 들었는데 깨어난 건 아버지뿐이었다. 아버지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동진씨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동진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5월16일 서울 은평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동진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신장(양쪽)을 기증해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생전 아들이 좋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 했고 (장기 기증으로) 몇 명이라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면 아들이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거니까 (그냥 보내는 것보단) 낫지 않겠나 싶었다”며 기증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혜자들에겐 “비록 제 아들은 짧게 살다 갔지만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버지는 “동진아, 지금까지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하고 같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지내.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 사랑해. 아들”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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