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어지럼 ‘일사병’ 당장 그늘로 … 땀 안나고 구토 ‘열사병’ 온몸 냉찜질

정철순 기자 2025. 7. 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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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턱턱 막히는 폭염… 온열 질환 주의
땡볕서 장시간 일하면 어지럼증
근육경련 오거나 갑작스레 실신
피해 34%가 단순 노무·농어민
고혈압 환자, 여름이 사망률 2위
당뇨병은 탈수로 합병증 악화도
만성질환 어르신 야외활동 자제
지난 8일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서 한 농민이 폭염 속에 잡초를 뽑다 땀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평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폭염이 잠시 주춤한 모습이지만 올해 7월 초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더위만큼이나 역대급이었고, 7월 하순 폭염 또한 심상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0일까지 발생한 총 온열질환자 수는 1424명에 달하는데, 역대급 더위로 평가받는 지난해의 3배 규모였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5.1%),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8.6%) 등 현장 근로자들의 피해가 컸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온열질환자의 33.5%를 차지했다. 폭염 속에서 현장에 근무하고, 건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노년층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폭염 노출 시 급작스러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온열질환도 증상 따라 구분 =더위로 인해 어지럼증과 발열 등이 생길 때 온열질환으로 통칭하지만, 증상에 따라 열탈진(일사병)·열사병·열경련·열실신 등으로 종류가 나뉜다. 증상에 따라 현장 처치도 달라진다.

열탈진은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과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 40도 이상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 냉각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이 40도가 넘어갈 경우는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고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발생하는 근육경련이 열경련이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해줘야 하며,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열실신은 더위에 노출된 노인이나 어린이가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가벼운 실신 등의 증상이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돼 발생하는데,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노인과 아이, 만성질환자는 실외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열질환에 더 취약한 만성질환자 =전문가들은 특히 고혈압·심혈관 질환·당뇨병·특정약물 복용자 등은 폭염 시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혈압이 올라가고 여름에 낮다. 하지만 계속되는 더위에 노출되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겨울철에 최고를 보이다 이후 8월까지 점차 감소하지만, 한여름엔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다.

심혈관 질환자의 경우, 고온 다습한 여름 기후로 인해 땀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 몸의 혈액을 농축시켜 혈전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뇌경색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 계통의 질환을 유발시키거나 재발시킬 위험이 높다. 특히 노인은 체내 수분이 적은 편이라 더 위험하다. 특히 심장질환자가 무리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세를 보이면 맥박 수가 더욱 빨라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도 무더위로 탈수가 생기면서 혈당수치가 증가하고 합병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경우, 자율신경계에 합병증이 따라와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장기간 더위에 노출될 경우, 현기증으로 인해 낙상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소변량이 많아져 체내 수분이 부족하기 쉽고 자율신경 중 체온조절 기능이 감퇴해 열사병 등에 걸릴 위험도 크다.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거나 파킨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땀이 억제될 수 있으며 진정제나 일부 우울증 치료제,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 항콜린제 약물도 체온 조절을 방해해 온열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 환자는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성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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