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상·파스타 없어도 ‘크로아티아’는 ‘미슐랭★’”

강석봉 기자 2025. 7. 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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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관광청, 세계가 이미 인정한, 우리만 몰랐던 크로아티아의 고품질 식재료 소개


이탈리아 파스타, 프랑스 와인만 알고 있었다면 큰 오산이다. 동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가 세계 최고 품질의 식재료로 국제무대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우리에게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관광 명소다. 인구 약 400만 명의 이 나라가 최근 미식계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훈련된 명견이 트러플을 수확한다.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명견들이 찾아내는 땅속의 다이아몬드 ‘트러플’

트러플(truffle·송로버섯)은 땅속에서 자라는 특별한 버섯이다. 일반 버섯과 달리 나무 뿌리와 공생하며 자라는데, 강렬하고 독특한 향 때문에 ‘땅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린다. 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트러플의 본고장으로 여겨져 왔지만, 크로아티아가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크로아티아 서북부 이스트리아(Istria) 반도의 모토분(Motovun) 숲에서 나는 트러플은 이탈리아 알바 지역 트러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급품이다. 이곳의 참나무, 개암나무, 너도밤나무가 어우러진 울창한 숲과 특별한 토양이 만들어낸 완벽한 환경에서 흰 트러플과 검은 트러플 두 종류가 자란다.

지난 15일 EBS ‘세계테마기행’에 소개된 트러플 계란 요리.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 CNTB


지난 15일 EBS <세계테마기행>에 소개된 송로버섯으로 만든 카나페.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 CNTB


흰 트러플은 더 희귀하고 비싸며, 10월부터 12월까지만 채취할 수 있다. 검은 트러플은 상대적으로 많이 나지만 여전히 고급 식재료로 인정받는다. 크로아티아 트러플의 특징은 강렬한 향과 함께 달콤하면서도 흙냄새가 나는 건초 같은 독특한 풍미다.

특히 칼리치(Karlić) 가문처럼 할아버지 대부터 이어온 트러플 사냥 전통이 품질의 비결이다. 이들은 훈련받은 개들을 이용해 트러플을 찾는데, 이 방법이 트러플을 상하지 않게 채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 이스트리안 트러플(Istrian Truffle), 지간테 타르투피(Zigante Tartufi), 칼리치 타르투피(Karlić Tartufi) 등 크로아티아 트러플 회사들은 연간 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트러플이 상하지 않도록 훈련된 개를 통해 수확한다.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칼리치(Karlic) 가문에서 재배되는 우수한 품질의 트러플.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올리브유 품질 ‘세계 3위’, 평균 수상률 74%

올리브유은 올리브 열매를 짜서 만든 기름으로, 파스타나 샐러드 등 지중해 요리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재료다. 그동안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가 최고로 여겨져 왔지만, 크로아티아가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크로아티아의 올리브 재배 모습.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지난 4월 25일 막을 내린 2025년 뉴욕국제올리브오일대회(NYIOOC)에서 크로아티아는 무려 125개의 상을 받으며 자국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대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규모가 큰 올리브 오일 경연대회로, 올리브유계의 올림픽이라 불린다. 2023년에는 출품한 128개 작품 중 105개가 수상해 전체 수상률 82%를 기록하며 세계 3위에 올랐다. 금메달 94개, 은메달 11개라는 압도적 성과였다.

크로아티아의 고품질 올리브유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이는 일회성 성과가 아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116개 브랜드를 출품해 85개가 수상했으니, 평균 수상률이 74%에 달한다. 이는 크로아티아 올리브유의 품질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를 증명하는 수치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표 브랜드로는 나이 3.3(Nai 3.3), 오이오 비보(Oio Vivo), 키아발론(Chiavalon) 등이 있다. 특히 나이 3.3 코라티나는 이스라엘에서 열린 테라올리보 국제대회에서 세계 톱 10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매년 뉴욕국제올리브오일대회에서 최고상을 놓치지 않는 ‘나이 3.3’의 제품.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이 같은 우수한 품질의 비결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아드리아해 연안의 바위가 많고 미네랄이 풍부한 특별한 토양이다. 둘째,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가 올리브 나무 성장에 최적 조건을 제공한다. 셋째, 부자(Buža)와 오블리카(Oblica) 같은 크로아티아 고유 올리브 품종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크로아티아 올리브유은 과일향이 풍부하면서도 마지막에 후추 같은 매운맛이 나는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브뤼셀이 인정한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들

크로아티아의 미식력은 전통 음식에서도 빛을 발한다. 브뤼셀 국제미각품질연구소(International Taste Institute)에서 주는 ‘슈페리어 테이스트 어워드(Superior Taste Award)’를 약 20여 개 크로아티아 식품이 수상했다. 이 상은 세계 최고 수준의 셰프와 소믈리에 200여 명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선발하며, ‘미식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권위 있는 상이다.

대표적인 수상작으로는 리노 라다 골드(Lino Lada Gold) 스프레드와 지토(Žito) 브랜드의 메밀 빵이 있다. 이들은 3년 연속 수상으로 최고 등급인 ‘크리스털 상(Crystal Award)’까지 받았다. 특히 원래 시골에서 먹던 츠바르치(Čvarci)라는 돼지기름 과자마저 이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정도로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의 품질은 뛰어나다.

바삭하고 고소한 츠바르치라는 돼지기름 과자.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으로는 프르슈트(Pršut)가 대표적이다. 달마티아와 이스트리아 지역에서 만드는 전통 건조 생햄으로, 이탈리아 프로슈토와 견줄 만한 깊은 맛을 자랑한다. 파슈티차다(Pašticada)는 달마티아 지방의 대표 요리로, 소고기를 와인과 향신료에 재워 오랫동안 끓인 전통 잔칫상 메뉴다.

우리나라에서도 와인과 즐겨먹는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으로는 프르슈트.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흑리조또(Crni rižot)는 오징어 먹물로 만든 검은색 해산물 리조또로, 이탈리아 리조또와는 또 다른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소파르닉(Soparnik)은 달마티아 지방의 전통 순무와 채소 파이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까지 등재됐다. 페카(Peka)는 고기와 채소를 특별한 철뚜껑 아래에서 장시간 조리하는 전통 요리법으로, 크로아티아만의 독특한 조리 문화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달마티아산 꿀과 허브, 아드리아해의 신선한 해산물인 정어리, 굴, 성게 등이 크로아티아 요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청정 자연환경과 수작업 기반의 전통 제조 방식, 그리고 각 지역의 다양한 특색에서 비롯된 독창적인 맛 덕분이다.

전통 순무와 채소로 건강하게 만든 파이인 소파르닉.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크로아티아 식재료 한국에서도 곧 만난다

크로아티아 대표 식품회사인 포드라브카(Podravka)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1934년 설립된 포드라브카는 현재 세계 60개국 이상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동유럽 최대 식품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대표작인 베제타(Vegeta) 조미료는 1959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현재 4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

포드라브카는 최근 레몬-라임 티, 베제타 마에스트로 훈제 파프리카, 판트 스파게티 볼로네제, EVA 정어리 딜리카티, 글루텐프리 빵 등 무려 14개 제품이 슈페리어 테이스트 어워드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한 회사가 이렇게 많은 제품으로 동시에 수상한 사례로는 매우 드문 일이다.

직접 한국을 찾아 포드라브카의 제품을 홍보한 이반 후달리(Ivan Hudaly) 이사와 대표 조미료인 베제타(Vegeta).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특히 주목할 점은 포드라브카가 적극적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한국수입박람회에 참가해 한국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박람회에는 이반 후달리(Ivan Hudaly) 매니징 디렉터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크로아티아 프리미엄 식품의 우수성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주요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상담을 진행했다.

크로아티아 대사 주최로 열린 포드라브카의 이반 후달리 이사 내외와 한국 바이어들과의 만찬.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한국수입박람회’ 의 크로아티아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전시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우리만 몰랐던 미식 여행의 성지, 크로아티아 여행법

이제 크로아티아는 단순한 해변 휴양지가 아니라 진정한 미식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음식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크로아티아관광청의 마르코(Marko Jurčić) 지사장은 그동안 우리에게 고급 휴양지로만 알려져있던 크로아티아의 진면목을 알리기 위해 미식 여행의 성지로서 크로아티아 여행법을 소개한다.

고품격 미식여행 상품을 기획 중인 마르코 지사장과 이장훈 한진관광 대표.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① 트러플 사냥 체험

이스트리아 반도의 모토분 일대에서는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트러플 사냥 투어가 인기다. 훈련받은 개들과 함께 숲속을 누비며 직접 트러플을 찾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투어 후에는 갓 찾은 트러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50-100유로(약 7-14만원) 정도다.

② 올리브 농장 투어

이스트리아와 달마티아의 수상 경력 올리브 농장들에서는 테이스팅과 함께 전통 제조 과정을 견학할 수 있다. 특히 수확 시기인 10~11월에 방문하면 갓 짜낸 올리브유의 진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대부분 농장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③ 해안 미식 투어

아드리아해 연안에서는 갓 잡은 성게를 해변에서 바로 맛보거나, 현지 어부들과 함께하는 해산물 채취 체험이 가능하다.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 등 주요 도시의 해안 레스토랑에서는 최고급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④ 지역별 전통 요리 체험

크로아티아 각 지역에서는 그 지방만의 특색 있는 요리를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수도 자그레브에서는 치즈를 넣고 반죽을 얇게 펴서 만드는 전통 음식 슈트루클리(Štrukli) 만들기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고, 남부 달마티아 지역에서는 고기와 채소를 특별한 종 모양 뚜껑으로 덮어 숯불로 구워내는 전통 화덕 요리 페카(Peka) 체험이 인기다. 북서부 이스트리아 지역에서는 세계 최고 품질의 트러플(truffle)로 파스타나 리조또를 만들어보는 트러플 요리 워크숍을 통해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의 해변.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크로아티아 여행 정보

항공편: 인천에서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까지는 티웨이가 주2회 직항을 운항 중이다. 터키항공이나 루프트한자 등을 이용해 터키, 카타르, 프랑크푸르트 등 이색적인 경유 여행지와 함께 묶어도 좋다. 비행시간은 경유 시간 포함 약 12~15시간이다.

교통: 대중교통이 저렴하고 잘 발달되어 있어 여행이 편리하다. 미식 여행의 중심지인 이스트리아 반도는 자그레브에서 버스나 렌터카로 2-3시간 거리다. 달마티아 해안 도시들은 자그레브에서 국내선 항공편이나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 언어: 크로아티아어를 사용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영어가 잘 통한다.
□ 통화: 2023년부터 유로를 사용해 환전이 편리해졌다.
□ 여행 시기: 트러플 시즌(10-12월), 올리브 수확철(10-11월), 성게철(3-5월)에 각각 다른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


숨겨진 미식 대국의 발견

크로아티아는 이제 단순히 바다가 아름다운 휴양지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식재료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진정한 미식 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트러플, 올리브유, 성게부터 다양한 전통 요리까지, 아직 많은 사람이 모르는 이 숨겨진 보석 같은 나라에서 평생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만나보자.

특히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남들보다 먼저 이 특별한 미식 여행지를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크로아티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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