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한수원WFC 장슬기 동아시안컵 MVP…한국여자축구 20년만에 우승, “다시 시작이다”

경주한수원WFC 소속 장슬기(왼쪽)가 대만전에서 쐐기골을 성공시킨 후 어시스트한 김혜리와 얼싸안고 있다. 장슬기는 대회 MVP로 선정됐다. KFA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6일 대만을 2-0으로 꺾고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을 일궈낸 한국여자축구의 두 대들보는 지소연(34·시애틀 레인)과 장슬기(31·경주한수원WFC)다.

한국여자축구 대표팀은 20년전 처음으로 동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그동안 우승에 목말랐다. 여자축구계의 강적 북한·중국·일본에 계속 밀리던 한국여자축구가 이번에 동아시안컵 챔피언에 오르면서 '다시한번 전성기'를 예고한 가운데 지소연과 함께 '우승을 일궈낸 장슬기'는 경북 경주가 본사인 한국수력원자력 여자축구팀(팀명 '경주한수원WFC')소속이다.

장슬기는 16일 대만전에서 후반 40분에 쐐기골을 넣었다. 장 선수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총 2골을 넣었지만 3골을 넣은 중국의 사오쯔친(득점상)을 젖히고 대회 MVP(최우수선수상)에 선정됐다. 한국여자축구팀이 우승한 덕분이다. 장슬기는 "우승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우리 선수들이 세리머니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더라. 이게 마음이 아프면서도, 이걸 경험 삼아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결기를 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지소연은 세계 톱 클래스로 인정받으며 잉글랜드 첼시, 일본 아이낙 고베 등에서 여러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지만 대표팀에서는 단한번도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20년만에 확실하게 일궈냈다. 지소연은 후반 25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을 1대0으로 이끌었다. 지 선수는 2006년부터 약 20년간 A매치 169경기를 뛰면서도 대한민국의 우승컵을 단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아쉬움을 단박에 털어냈다.

지소연은 "소속팀에서는 항상 우승을 많이 했는데, 대표팀에서는 우리 선수들이랑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어서 정말 감격스러웠다. 앞으로 자주 이런 모습들을 보면 좋겠다"고 차분하게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민국 2-0 대만(차이니스 타이베이)

△득점: 지소연(후반 25분), 장슬기(후반 40분)

△출전선수: 김민정(GK), 장슬기, 고유진, 김미연, 김혜리, 추효주(HT 강채림), 정민영, 지소연(후45+3 이민화), 이금민(후26 김신지), 정다빈(후11 김민지), 케이시(HT 문은주)

참고로 한국여자축구 대표팀 전 선수들 명단과 소속 그리고 포지션을 올린다.

한국여자축구 대표단. 대한축구협회 갈무리.

△강채림(수원 FC, 98년생) FW △문은주(화천 KSPO 여자축구단, 2000년생) FW △이은영(경남창녕WFC, 2002년생) FW △정다빈(세종고려대, 2005년생) FW △케이시 유진 페어(2007년생) FW △현슬기(경주한수원WFC, 2001년생) FW △고유진(버밍엄씨티, 2000년생) MF △김신지(AS로마, 2004년생) MF △이금민(버밍엄씨티, 1994년생) MF △전유경(몰데FK, 2004년생) MF △정민영(서울시청, 2000년생) MF △지소연(시애틀 레인 FC, 1991년생) MF △구채현(경남창녕WFC, 2000년생) DF △김미연(서울시청, 1995년생) DF △김민지(서울시청, 2003년생) DF △김유리(화천 KSPO 여자축구단, 2002년생) DF △김혜리(우한 징다, 1990년생) DF △노진영(상무여자축구단, 2000년생) DF △맹다희(화천 KSPO 여자축구단, 1997년생) DF △이민화(화천 KSPO 여자축구단, 1999년생) DF △장슬기(경주한수원WFC, 1994년생) DF △추효주(오타와 래피드 FC, 2000년생) DF △김민정(인천현대제철, 1996년생) GK △류지수(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 1997년생) GK △우서빈(서울시청, 2004년생) GK

여기서 FW는 공격수(포워드), MF는 중앙 미더필더로 공격과 수비 연결고리, DF는 수비수(디펜더), GK는 골키퍼를 나타낸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