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의대생 특혜’ 주려면 ‘의료개혁’ 받아내야
의료개혁 ‘여론’ 변함 없어
‘이재명표 개혁’ 표명해야

A일보의 1면 톱 문구는 이랬다. ‘의대생 복귀 선언’. 그러면서 ‘뒷 감당은 대학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부제목도 붙였다. ‘대학들은 학칙 개정, 추가 수업 개설, 형평성 난제 떠 안아.’ 같은 날 B신문의 1면 톱 문구는 이랬다. ‘의대생들 전원 복귀’. 그러면서 ‘의정 갈등 출구 찾기’라고 설명했다. 여기는 이런 부제목을 붙였다. ‘의대협, 국회·정부 믿고 학교 복귀’, ‘교육부, 대학과 복귀 시기 등 논의.’ 논조(論調)는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복귀 환영이다.
왜 안 그렇겠나. 1년5개월 의료 공백이었다. 생명을 담보 잡힌 아슬아슬한 시간이었다. 딱 1년 되던 지난 2월에 나온 분석이 있다. 정부 신고센터에 피해 신고가 900건을 넘었다. “의사가 없어 아기 등에 호스를 꽂고 있습니다.” “통 사정을 했더니 ‘어쩔 수가 없어요’라며 딱 자르더라고요.” 목숨이 걸린 절절한 사연들이다. 어린아이, 산모, 만성질환자가 특히 많았다. 이럴 때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다. ‘환영’을 제목으로 걸기에 충분하다.
정부 여당이 ‘한 건’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큰 일보 전진이 있어 다행이다.”, “주술 같은 2천명 밀어붙이기(였다).” 전공의 대표와 비공개 만찬도 무용담이 됐다. 복귀 선언 현장에도 민주당이 있었다. 의대·대학원생 대표 옆을 김영호·박주민 의원이 지켰다. 학사 특례, 병역 특례, 시험 특례도 교육·복지부가 해줄 것 같다. 차별화를 보여주고 싶었을 게다. 저질러 놓고 책임 못진 전(前) 정부와 다르다고.
환자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죽음 앞에 내몰렸던 사람들이다. 일단 복귀 발표를 환영했다. ‘정상화의 출발이 될 것이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말이다. 그러면서도 우려를 담아 낸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에 대한 특혜 지적이다. 사실이다. 의료계는 ‘특례’로 말하지만 국민에는 ‘특혜’다. 수업 일수 특혜, 군대 입대 특혜, 국가 고시 특혜.... 의사 불패의 신화가 또 한번 증명됐다. ‘과연 의대생은 법보다 위에 있는가.’ 지켜보는 여론이 불편하다.
착각하면 안 된다. 의대생·전공의 복귀가 본질은 아니다. 절차를 바로잡는 수습일 뿐이다. ‘윤석열 의료 개혁’은 다 버려도 좋다. 어차피 버릴 것 같다. 총리도 ‘주술 같은 2천명’이라고 했다. 의대생 복귀 조건도 ‘尹 정책 폐기’다. 하지만 부둥켜안고 갈 과제는 있다. 의사 증원, 의료 개혁이다. 2024년 이후 여론조사가 많았다. 모든 지표가 ‘70~80% 찬성’을 가리키고 있다. 지금도 여론은 같다. 말 없이 ‘의대생 특혜’를 보는 침묵이 그래서 무섭다.
이재명 대통령 워딩이 있다. 의사 증원 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증원 규모는 400~500명 선이라고 한다”(2024년 2월25일 페이스북). 직접적으로 내놓은 공식 선언도 있다. ‘전국에 공공 의대와 지역 의대 총 네 곳을 신설하겠다’(21대 대선 공약). 정부 방향도 이 부근 아니겠나. 뭐가 됐든 개혁안을 내놔야 한다. 400~500명 증원을 밝히든가. 의대 신설 계획을 밝히든가. “이제 정부 차례”라는 대통령 지시는 나와있다.
A일보도, B신문도 후속 보도는 없다. 1면을 꽉 채웠던 14일 이후 침묵이다.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최종 평가에 대한 유보일 것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의대생·의사 복귀는 부분에 불과하다. 궁극적 목적지는 의료 개혁이다. ‘의사 S’의 촌평은 이랬다. “의료계가 쓰레기차 피하려다 ×차 만날 수 있다.” 의료 개혁은 그만큼 뇌관이다. 어디로, 어떻게 튈지 알 수 없다. ‘환영’만 하고 ‘평가’는 미룬 신문이 대통령의 ‘입’을 보고 있는 이유다.
主 筆 김종구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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