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보양식 장어? 겨울에 제맛

한국에서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여름에 장어를 먹는 날이 있다. 바로 일본의 절기 중 하나인 ‘도요우노 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다. 그 시작은 1700년대 에도 시대, 한 장어집 주인이 여름에 장어가 팔리지 않아 시작한 캠페인이었다. 일본어로 장어는 ‘우나기’다. ‘우시노히’에 첫 글자가 ‘우’인 우나기를 먹자고 장어를 홍보한 것이다. 올해는 그날이 7월 19일과 31일이다.
사실 장어의 제철은 겨울이지만, ‘도요우노 우시노히’가 풍습으로 정착되면서 여름에도 장어를 먹는 사람이 늘었다.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에 보양식으로 장어를 먹는 게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이 시즌에 맞춰서 대량의 양식 장어를 키워서 팔게 되었다. 그날 일본 마트의 생선 코너는 장어 천지가 된다. 그런 광경이 기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니, 아무리 장어를 먹는 날이라 해도 이렇게나 많이 먹을 수 있는 걸까.
장어는 최근 들어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 양식 장어 역시 천연 상태에서 잡아온 어린 장어를 기르는 방식이라, 장어 자원 보호가 시급한 과제다. 문제는 여름 시즌에 장어 판매와 폐기가 동시에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는 도요우노 우시노히가 지나고 남은 장어가 대량으로 폐기되는 일이 잦아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최근엔 진공 포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통 기한이 길어져 그나마 폐기량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자원 보호를 위해선 바람직한 풍습이라 하기 어렵다. 전 세계에서 민물장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일본은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7월 말, 8월 초에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겐 굳이 일본인을 따라 장어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 시기에는 장어 가격이 급등하고, 장어집은 인파로 붐비기 때문이다. 장어 본연의 제철은 겨울이다. 혹시 일본에서 장어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제철에 맞춰 겨울에 오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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