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창업 스토리] 양구 ‘DMZ ART TOY’
2021년 아내 강원교사 발령 계기 양구행
감성·보존력 갖춘 ‘우드 포토’ 사업 시작
사진 편집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 수행
국내 넘어 해외 한인·외국인 고객 ‘인기’
카페 창업 도전 불구 기대 못 미쳐 좌절
DMZ 경제순환센터 입주 사업 본격화
창업센터 장비 제공·컨설팅 지원 ‘큰 힘’
이후 바이럴마케팅 집중… 성장 이뤄내
“소중한 순간 남기는 일에 의미 느껴”
대기업 엔지니어에서 나무 위에 추억을 새기는 1인 창업가로 변신한 박광순(41) 대표는 ‘DMZ ART TOY’라는 브랜드를 통해 양구의 정서와 개인의 추억을 연결하는 새로운 굿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서 금형 설계자로 12년간 일하던 그는 2021년 아내의 강원도 교사 발령을 계기로 가족과 함께 양구로 내려왔다. 대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여유 속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던 그는 처음에는 카페 창업에 도전했지만, 예상 밖의 좌절을 겪은 뒤 자신의 기술과 감성을 결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한 박 대표의 창업 스토리를 들었다.

■ 사진을 담은 나무, 감성을 새기다
박 대표가 시작한 사업은 ‘우드 포토’ 제작이다. 고객이 제공한 사진을 자작나무 화판에 레이저로 새겨 넣는 방식으로, 따뜻한 감성과 긴 보존력을 가진 기념품을 만든다. 사진의 편집부터 기계 설정, 재단,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수행하며, 특히 선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 제품에 포장 서비스를 기본 제공한다. 자작나무는 육아용 가구에 쓰이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며, 나무의 습도·온도·두께 등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품질 기준을 세웠다. 박 대표는 “사진은 기억을 담는 매체인데, 나무에 새겨진 사진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고 더 따뜻한 느낌을 준다”며 “소중한 순간을 남기는 일에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DMZ ART TOY의 제품은 현재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고객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만큼 카카오 채널을 통한 상담·주문이 활발히 이루어진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해외 한인 고객과 외국인 고객의 주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주문 중에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는 사연도 많다”며 “문화적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 창업 전 ‘실패’에서 배운 것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박 대표는 금형 설계 경력을 살리기보다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귀촌 직후 커피숍 창업을 시도했다. 커피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고, 수익성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6개월간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카페 운영을 직접 체험한 그는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성취감도 없고 내 손에 남는 것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 경험은 오히려 이후 창업의 방향을 선명하게 만들어줬다.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내는 일에 초점을 맞췄고, 그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양구 DMZ경제순환센터였다. 이곳에서 다양한 장비와 설비를 접한 그는 ‘사진을 새기는 나무 액자’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처음 접한 레이저 조각 기술과 우드 소재의 조합은 그에게 적성과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아이템이었다.
■ 지역 정착과 1인 창업의 도전
2022년 DMZ경제순환센터 입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창업에 나선 박 대표는 사업 초기 어려움도 많았다고 회고한다. 특히 창업 첫해는 온라인 판매가 쉽지 않았고, 마케팅 지식도 부족해 1년 가까이 매출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후 제품의 감성을 강조하는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하며 차츰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초기 매출 대비 8배 이상 성장을 이루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강원도 지원사업과 창업센터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그는 “센터에서 제공한 장비와 컨설팅 지원, 소액 시제품 제작비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며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DMZ ART TOY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도 등록돼 있으며, 방송 프로그램에 노출되며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박 대표는 “혼자 모든 공정을 도맡는 1인 기업이다 보니 체력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고객이 보내주는 감사 메시지나 감동 후기에서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드 포토 제작 외에도 향후 자신이 설계·기획 가능한 다양한 맞춤형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양구를 담은 감성 브랜드를 향해
박 대표는 “우드 포토 하면 DMZ ART TOY가 떠오를 수 있도록 브랜드를 키우고 싶다”며 “앞으로는 단순 액자 외에도 다양한 재질과 디자인을 결합한 커스텀 굿즈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지역 축제나 전시회보다는 온라인 채널과 선물시장 중심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으며, 고객의 감성과 맞닿은 제품 개발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양구에서의 삶이 창업의 계기가 된 그는, 지역의 한계를 기술과 감성으로 돌파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 제품은 단순한 액자가 아니라 추억을 공유하는 감성 선물”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양구에서 생산된 이 제품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재혁 기자 jhp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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