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위기 가구 놓치는 복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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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60세였던 어머니는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 후 식당에서 일하면서 30대 두 딸을 건사했다.
2022년 8월 경기 수원시 다세대 주택에 세 들어 살던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서울 관악구 탈북민 모자, 방배동 발달장애 모자, 수원 세 모녀에 이번 대전 모자까지 '판박이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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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경기 수원시 다세대 주택에 세 들어 살던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달 초 집주인에게 연락해 “병원비 때문에 월세 납부가 늦어질 거 같다”며 사과했던 이들은 신변을 비관하는 9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60대 어머니는 암을, 40대 두 딸은 각각 희소 난치병과 정신질환을 앓아 칩거해 왔다.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빚을 남기고 수년 전 병사했고, 이후 생계를 책임졌던 아들도 희소병으로 숨졌다. 이들은 주민등록지(화성시)와 실거주지가 달라 사회안전망이 포착하지 못했다.
며칠 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어머니와 40대 아들이 숨진 지 20여일이 지나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단전·단수를 알리는 우편물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미뤄,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한국전력·수자원공사 등 21개 기관으로부터 47개 지표를 받아 위기 가구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이 가정은 누락됐다. 이들은 가족이 함께 산다는 이유로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정된 고독사예방법은 동거 가족이 있어도 가구 전체가 고립 상태라면 위험군으로 분류하도록 명시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서울 관악구 탈북민 모자, 방배동 발달장애 모자, 수원 세 모녀에 이번 대전 모자까지 ‘판박이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복지망에 새로운 구멍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정부마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복지망은 여전히 성글다.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의 고도화가 시급하다. 사회적 약자를 중시하는 이재명정부에 기대를 걸어 본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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