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파’ 미 소비자물가 반등…트럼프, 아랑곳 않고 ‘연준 흔들기’
트럼프는 연일 “금리 내려라”…JP모건 수장 “역효과” 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재고를 소진하며 충격을 흡수해온 기업들이 관세 인상분을 서서히 소매 가격에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올 들어 꾸준히 둔화하던 CPI는 지난 4월 4년2개월 만의 최저치인 2.3%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전월 대비 0.1%포인트, 6월에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률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가정용 가구가 지난 5월 0.3%에서 1%로 뛰어올랐고 가전제품은 0.8%에서 1.9%로 급등했다. 5월에는 2.6% 하락했던 휘발유도 1% 상승했고 의류 역시 수개월째 이어져 온 하락세를 멈추고 0.4%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6월 CPI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전쟁 초반의 영향만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경제학자들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방 압력이 앞으로 몇달 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월 CPI가 발표된 직후에도 “물가가 여전히 낮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를 3%포인트 인하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관세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얼간이”라 부르며 공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갈아치워서라도 금리를 인하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 부채 이자 부담 때문이다. 경기 둔화 우려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미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해 세계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달러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해 물가가 오르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질 우려도 그만큼 커진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투자전략가였던 리베카 패터슨은 “이 같은 문제는 대통령이 중앙은행 통제에 나섰던 헝가리와 튀르키예에서 이미 나타났던 일”이라고 NYT 기고문을 통해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령 파월 의장을 해임해도 금리 결정엔 연준 위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리 인하에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연준 위원은 전체 12명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2명뿐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도 이날 “연준을 갖고 장난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고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파월 의장 흔들기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월 의장 때리기에 대해 미국 주요 금융기관 수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다이먼이 처음이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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