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 위고비 맞았는데” 췌장염 급증... 오남용 주의보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복통을 호소하는 20대 후반 여성이 왔다. 그녀는 며칠 전부터 배가 몹시 아프고, 메스껍고, 소화가 안 됐다고 했다. 의료진이 혈액 검사를 해보니 아밀라제 수치가 정상보다 3배 이상 치솟아 있었다. 급성 췌장염인 것이다. 췌장에서 나오는 소화 효소 아밀라제가 염증으로 비정상적으로 대거 유출됐다.
췌장염은 주로 과도한 음주나 담석증이 있는 환자에서 잘 생긴다. 이 환자는 그런 게 없었다. 의료진이 병력을 탐문하자, 그녀는 두 달 전부터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를 맞고 있었다. 용량을 올려 가며 체중 7~8kg 정도를 뺀 상태였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올해 들어 이처럼 위고비를 맞고 췌장염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한다. 췌장 질환 전문인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한 달 내 위고비 주사를 맞고 췌장염 증세를 보인 환자를 두 명이나 입원시켰다”고 말했다.
위고비가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도입된 이후 위고비 열풍이 불고 있다. 위고비는 GLP-1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늘리는 약물이다.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GLP-1이 생산되는데, 이것이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을 늘려 혈당을 낮추고, 한편으로는 식욕도 떨어뜨린다. 결과적으로 살이 빠진다.
미국의사협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GLP-1 작용 주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전통적인 비만 치료 약물 환자와 비교했을 때 췌장염 발생률이 9.1배 높았다. 최근 영국에서는 GLP-1 작용 주사제 사용자 가운데 급성 췌장염이 400여 건 발생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보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췌장염이 드물게 발생하지만, 워낙 위고비를 맞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췌장염 발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고비는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투여받을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이다. 하지만 온라인 불법 판매 및 판촉 광고도 잦은 상황이다. 대한비만학회는 “위고비 오남용으로 부작용 발생 증가가 우려된다”며 “사용하는 동안 반드시 의료진의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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