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야구 콜라보 굿즈’…마냥 응원할 수 없는 이유

고나린 기자 2025. 7. 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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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LG) 트윈스 팬 정민지(28)씨는 올해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난 3월22일 이후 엘지 트윈스와 캐릭터 '최고심'이 협업해 만든 반소매 티셔츠, 손수건, 키링, 응원도구와 캐릭터 '헬로키티' 콜라보 유니폼을 새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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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LG)트윈스 팬 정민지(28)씨가 최근 구매한 엘지트윈스와 캐릭터 ‘최고심’과의 콜라보 굿즈인 응원 도구와 손수건. 정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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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구단 콜라보 굿즈(협업 상품)는 대부분 한정 판매라 다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구매해요. 디자인만 다르지 이미 있는 것들이라 원래 것들은 잘 안 쓰게 됩니다.”

엘지(LG) 트윈스 팬 정민지(28)씨는 올해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난 3월22일 이후 엘지 트윈스와 캐릭터 ‘최고심’이 협업해 만든 반소매 티셔츠, 손수건, 키링, 응원도구와 캐릭터 ‘헬로키티’ 콜라보 유니폼을 새로 샀다. 이미 있던 물건에 디자인만 달라진 제품이었지만 “좋아하는 캐릭터와 협업했고, 시즌이 지나면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지갑을 열었다. 정씨는 16일 한겨레에 “신제품이 지나치게 자주 나와 낭비란 생각은 살 때마다 한다. 신중하게 의미 있는 상품 중심으로 출시되면 좋겠다”며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2025 프로야구 리그가 역대 최초로 전반기 관중 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각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격적으로 쏟아내는 협업 상품을 맞닥뜨린 야구팬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정판’의 유혹을 못 이기고 구매에 나서지만,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 우려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엔씨(NC) 다이노스 팬 이승록(27)씨가 구매한 캐릭터 콜라보 상품들. 이씨 제공.

올해 각 구단은 ‘기아 타이거즈-티니핑’, ‘롯데 자이언츠-포켓몬’, ‘삼성 라이온즈-푸바오’ 등 유명 캐릭터와 협업해 유니폼·응원도구·머리띠 등을 출시했다. 지난 시즌에도 판매했던 품목들을 디자인만 바꿔 출시한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도 에스피씨(SPC)삼립에 이어 도미노피자, 에버랜드, 디즈니코리아 등과 협업해 머리띠·인형 등 비슷한 제품군을 내놨다. 새 상품 출시와 함께 건축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팝업스토어가 설치됐다가 철거되는 일도 반복된다.

팬들은 상품을 구매하면서도 구단이 좀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팀을 응원할 방법을 고민해주기를 바랐다. 최근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에서 출시한 머리띠, 키링 2개, 몸베개(보디필로) 등을 구매하고 팝업스토어 세곳에 방문했다는 팬 이아무개(23)씨는 “협업 상품의 중고 가격이 출시 때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서 예쁘다고 생각하면 바로 사게 된다”면서도 “상품 출시와 판매에만 집중하기보다 응원도구·머리띠 등이 망가지면 수리해주는 수리 서비스 활성화 등 원래 것을 잘 쓸 수 있는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도 쏟아지는 협업 상품 출시가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필요를 넘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 생산·유통되고 쉽게 폐기된다는 점에서 환경 파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야구를 장기적으로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인지, 지속가능한 문화인지 구단 차원에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야구를 위해 행동하는 팬들의 모임인 ‘크보플’(KBO FANS 4 PLANET)의 전지은 활동가는 “출시되는 상품들의 실용성이 떨어지고, 그나마 환경을 생각한 상품이라는 텀블러·에코백 등도 이미 대다수가 가지고 있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디즈니코리아와 협업해 지난 4일부터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인형.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업사이클링 키링, 텀블러 등 친환경적인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제휴를 문의해오는 기업들 중 극히 일부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협업에서도 환경 문제를 고려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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