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건강위협하는 이물질과 세균을 이잡듯이 찾아낸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의 ‘감염병 예방’ 고군분투




대구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감염병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실감했다. 특히, 가족 중 노약자·기저질환자가 있다면 감염병 예방은 더 절실해진다. 그 중심에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있다. 감염병 감시·조사가 주된 활동 분야다. 호흡기 및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등 법정감염병(50종) 진단과 하수 및 모기·진드기 감시,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가축질병 예방 활동도 연구원의 몫이다.
◆하수로 감염병을 미리 안다
연구원은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감염병 발생을 조기 예측해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감염병 환자들의 체내 병원체는 배설물을 통해 하수로 배출된다. 연구원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를 분석함으로써, 감염병의 지역사회 내 분포와 유행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2023년 신천하수처리장을 시작으로 서부·지산·북부 하수처리장 3곳을 추가해 현재 하수를 이용한 총감시 인구는 약 195만 명에 이른다. 대구 인구의 82.4%를 총괄한다. 주 1회 채취한 하수 내 SARS-CoV-2,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등 필수 병원체에 대한 농도 분석을 통해 감염병 유행을 선제적으로 예측한다. 올 하반기엔 엠폭스 바이러스 항목을 추가한다.
◆식중독 대응의 최전선
식중독은 이제 더 이상 여름만의 문제가 아니다. 겨울엔 바이러스, 여름엔 세균이 주요 원인균으로 검출된다. 집단 식중독의 원인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규명해 추가 확산을 막는 게 연구원의 역할이다. 일단 식중독이 발생하면 환자 검체와 보존식, 관련 식품 등은 연구원으로 즉시 이송된다. 연구원은 식중독 발생의 원인이 되는 세균 및 바이러스 등 다양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20여종에 대한 배양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감염원 추적과 확산 차단에 나선다. 균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동일 오염원으로부터 비롯된 추가 발생 사례가 있는지 추적하고,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모기·진드기 감시망을 넓히다
모기는 일본뇌염, 뎅기열, 말라리아 등 다양한 감염병을 옮길 수 있는 매개체다. 특히 해외에서 유입된 모기 매개 감염병이 국내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철저한 감시체계 구축이 필수다. 연구원은 도시공원, 공항 주변, 우사 및 철새도래지 등에서 모기를 채집해 종을 분류하고 일본뇌염·뎅기열 등 매개 감염병 검사(7종)를 실시한다. 올해는 해외유입 감염병 매개 모기 감시강화를 위해 철새도래지 3개 지점을 추가했다. 일일모기발생감시장비(DMS)를 활용해 실시간 도심지 모기 감시횟수를 전년보다 21회 늘려 총 152회로 확대했다. 연구원은 매년 3월~11월엔 진드기 분포와 병원체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정기 감시사업도 실시한다.
◆가축전염병 발생 예방을 위한 촘촘한 방어망 구축
연구원은 상시예찰과 소독·정밀진단·24시간 비상상황실 운영 등 가축전염병에 적극 대응한다. 정확한 가축 질병 진단 및 신속한 방역 대응을 위해 최신 분자진단 기법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 악성 가축전염병의 유입 및 확산을 연중 감시한다. 특히 지난해 군위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빈번히 발생했지만, 농가로의 전파는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2023년도에 국내 처음 발생한 소 럼피스킨이 우리 지역 농가에서도 확인됐지만 즉각적 초동대응으로 추가확산을 막은 적이 있다.
전문성을 가진 수의사 26명이 근무하는 연구원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주관하는 '전국 가축질병진단 역량 평가'에서 다년간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조기 감시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소 결핵·브루셀라병 정기 검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시 대상 확대, 유기동물 인수공통감염병 검사 등이 그것이다.
신상희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단순한 질병 검사를 넘어 통합적인 보건 안전망을 구축하는 게 연구원의 목표"라며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 미래의 보건 위협에 한발 앞서 대응함으로써 모든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건강 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