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교류협력의 상징물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철거?

김민지 기자 2025. 7. 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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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교류·협력을 상징하던 조형물이 10여 년 만에 사라질 위기다.

16일 인천시와 중구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입구에 설치된 상징문주를 철거할 예정이다.

2013년 11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광장을 직접 방문해 헌화했고,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함께 우호를 다진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최근 구는 주한러시아대사관과도 상징문주 철거 안건으로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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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입구 상징문주 허물 예정
보완책 없이 철거 계약 진행… 주한 러시아대사관 ‘유지 희망’
인천 중구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입구에 설치된 상징문주에는 '출입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다.

인천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교류·협력을 상징하던 조형물이 10여 년 만에 사라질 위기다.

16일 인천시와 중구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입구에 설치된 상징문주를 철거할 예정이다.

인천시와 상트페테르부르크(크론시타트)는 2010년 9월 우호도시 협약을 맺고 교류를 이어 오고 있다. 양 도시는 우호교류를 기념해 서로의 이름을 딴 광장을 조성했다. 2011년 중구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이, 2019년 크론시타트에는 '인천 광장'이 각각 만들어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은 연안부두 해양광장 한편에 조성된 교류 상징의 공간인 셈이다. 이곳에는 러시아 전통 인형인 마트료시카 조형물과 함께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해군 순양함 바랴크호의 수병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자리 잡고 있다.

2013년 11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광장을 직접 방문해 헌화했고,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함께 우호를 다진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문제가 된 상징문주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명소 '피의 사원'을 본떠 만든 구조물로 광장의 '얼굴'로 여겨졌다.

이처럼 외교적 의미를 지녔으나 별다른 공론화 없이 철거 수순을 밟고 있다.

구는 지난 11일 시에 '상징문주 철거 관련 공문'을 전달했다. 현재 철거 계약을 진행 중이며 현장에는 이미 '출입 금지' 테이프가 둘린 상태다.

구 관계자는 "상징문주가 기울어 진단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안전상 인명사고 우려가 있어 철거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구는 주한러시아대사관과도 상징문주 철거 안건으로 연락했다. 철거를 계획 중인 구와 달리 주한러시아대사관 측은 '유지 희망'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상징문주를 대체할 계획조차 없다는 점이다. 인천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간 교류의 상징이자 도시외교의 흔적이 사라지는데도 보완할 대안은커녕 관련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러시아의 국제적 입지가 나빠진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구 관계자는 "위험하다 보니 철거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체 조형물 설치는 지반 상태 등을 확인한 뒤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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