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적 참사에 사과하고 국가 책임 강조한 이 대통령

2025. 7. 16. 19: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사회적 참사’ 유가족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행사를 열어 세월호·이태원·오송 지하차도·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모든 국민 아픔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취지로 열린 행사다. 이 대통령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국민이 위협받을 때, 국민이 보호받아야 할 때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며 “다시는 이 나라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지난 3년간 사라졌던 말들을 다시 들을 수 있어 안도한다.

무고한 사람들이 뜻하지 않게 스러지는 사회적 참사에는 이 대통령 말대로 ‘정부의 부재’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가 그랬다. 2014년 단원고 학생 등 승객 476명을 싣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기울었을 때 국가는 우왕좌왕하며 배의 침몰을 방치해 304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바다에 묻혔다. 2022년 서울 도심에서 시민 159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친 이태원 참사에서도 국가재난안전 시스템은 멈춰 있었다. 대규모 인파 운집에 대비하지 못했고, 응급환자 치료와 이송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2023년 오송 지하차도에서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는데도 차량 통행을 방치해 14명이 사망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는 사고를 막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은 유가족들의 면담 요구를 거부했고,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을 문책하라는 요구를 묵살했다. 사과와 위로를 받아야 할 유족들이 길거리에서 단식농성과 오체투지로 호소했으나 정부는 오히려 그들을 몰아세웠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의 철거를 위협하는가 하면 사고 진상규명 등을 위한 법 제정에 한때 거부권을 행사하며 늑장을 부렸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새로 출범한 정부의 책임자가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다시는 ‘정부의 부재’가 없을 것을 다짐한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

국민 한 명이라도 재난에 목숨을 잃게 되면 피해자를 위로하고,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그에 따라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문책하는 건 국가의 책무다.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번 간담회가 사회적 참사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전범을 만드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참석 유가족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