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도 최저임금 넘으려면 콜 받아야"
안전대책 촉구·노사정협의체 요구

올해로 4년째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송상헌(41·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창원지회 비대위원장) 씨는 한낮 기온이 33도 이상 치솟을 때면 오히려 일이 늘어난다. 외출을 자제하고 시원한 음료나 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평균 배달 건수는 평일 50~60건, 주말 70건 이상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불볕더위에도 매번 빠짐없이 긴 팔, 긴 바지, 헬멧을 착용하고 오토바이를 몬다. 오전 8시부터 음식 배달을 시작해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는 기온이 높아 온몸에 열기가 흡수된다.

송 씨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 지급하는 배달 건당 요금은 2200원"이라며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하려고 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주 6일씩 125cc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늘이 없어도 야외에서 쉴 수밖에 없다"며 "배달플랫폼에서는 건당 폭염·우천 할증요금을 500원씩 더 쳐주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는데,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3년 5개월째 배달 라이더로 생계를 잇는 장신혜영(41·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창원지회 조직국장) 씨 역시 자외선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오토바이를 타야 하는 여건이 괴롭다. 한 달 전쯤부터는 조금이나마 더위를 피하고자 평소보다 2시간 정도 앞당긴 오전 6시 배달을 시작했다.

장 씨는 "반찬값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일반배달대행사에 있을 때보다 수익이 크게 줄었다"며 "날도 더운데다, 돈이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콜은 안 받고 싶지만 그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락하라는 회사 압박이 심하다"며 "이를 거절하면 일자리를 잃게 돼 힘들어도 참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을 비롯한 배달 라이더 10여 명은 가는 빗줄기가 이어진 16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 고용노동부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름철 살인적인 더위 속에 라이더들이 생계 문제로 쉬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자리는 같은 날 오전 서울·경기·인천·충북·대전·울산·부산·창원, 이렇게 8개 지역 동시다발 회견 중 하나로 마련됐다.

이상 증상을 느낀 응답자 41.8%는 '온열질환 증상 강도가 높다', 응답자 15.1%는 '매우 높다'고 답했다.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23.3%만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진료받지 않거나, 두통약을 따로 복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온열질환 증상을 느꼈을 때 주로 어떻게 대처했냐'는 물음에는 응답자 61.6%가 '잠깐 휴식하고 다시 근무했다'고 답했다. '쉬지도 않고 계속 근무했다'는 18.6%, '즉시 근무를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는 17.4%였다.
배달 라이더들은 배달노동자를 지원하는 법적·제도적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배달 라이더 안전 문제를 책임지는 '노사정협의체'가 필요하다며 정부에 요구했다. 회견 참석자들은 "배달의 민족과 쿠팡은 서로 안전 책임을 떠넘기며 바닥을 향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법적 제도적 보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노동 기준을 정립하는 일은 향후 플랫폼노동 전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시초가 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게 우리는 배달노동자 안전에 대한 후보자 입장을 묻는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