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철환칼럼] AI 강국에 이르는 대응책을 강화해야

위철환 2025. 7. 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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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말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군이 부산을 거쳐 파죽지세로 서울을 향하여 진군할 때 조선의 신립 장군은 충주탄금대에 배수의 진을 치고 정예기마병을 지휘하여 필승의 각오로 맞섰다. 그러나 조선군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패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필자의 생각에 가장 중요한 패인은 일본이 무장한 조총의 위력 때문이라고 본다. 재래식 활과 말로써 벌판을 달리면서 진군해 봐야 조총을 발사하던 일본군의 표적이 되어 치명상을 입게 됨으로써 전투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후 300년이 경과한 공주의 전투현장에서도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 된다. 소수의 일본병력은 우금치에서 수많은 동학군을 향해 연발총을 난사하여 대승을 거두고 만다. 이 모두가 일본은 과학기술을 먼저 도입하여 우수한 무기로써 우리를 제압하였고 결국 우리는 20세기 초에 국권마저 잃게 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위와 같은 현상은 중국 역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840년 아편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바다에서 군함을 동원한 영국군은 거대한 중국대륙을 향해 포격을 실시해 중국을 굴복시키고 말았다. 광활한 영토, 수많은 인구,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중국의 청나라가 그렇게 무기력한 모습으로 치욕적 패배를 맛보았던 것이다.

필자가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진부하게 언급한 것은 과학기술이 한 국가의 흥망성쇠에 미치는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현대에 아르러 전쟁은 산업에 기초한 경제력으로 대체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어느 국가가 좀 더 우수하고 선진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좋은 제품을 생산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국가의 부를 증진시킬 수 있는가의 경쟁이 현대판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선진화된 기술력은 정보력과 국방력의 성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의 생존과 번영은 과학기술력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최근 정부는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3대 강국이라는 정책목표를 천명하였다. 쌍수를 들여 환영한다. 더불어 위 정책목표의 성공을 위하여 법학도인 필자가 느끼고 있는 몇 가지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과학 기술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를 통해 발전을 이룰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관계당국은 단기적인 대책 및 장기적 목표와 프로젝트를 수립하여 지속가능한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 과학 기술은 특정정파나 특정인물과 상관없이 정책이 계속 유지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틀이 유지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으로 확정시켜야 한다.

둘째, AI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국내외의 AI 석학이나 전문기술자들 중 최고의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합당한 대우와 명예를 베풀어야 함은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국가 연구소, 기업, 대학 등 인프라를 구축해 주어야 한다. 나아가 학생들 중 재능과 적성이 있는 자들을 대거 선발하여 그들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연구원을 대량 확보해야 한다. 주변에 과학기술에 재능이 있어 KAIST에 진학했다가 졸업한 후 로스쿨에 갔다거나 우수한 재능있는 과학도 지망생이 외국으로 나갔다가 다시 의대에 갔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울한 감정을 감출 수 없다. 이는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고 개인적으로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적 분위기가 창의적이고 재능있는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거기에 합당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국가의 예산이 뒷받침되고, 뜻 있는 재력가들이 AI 발전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은 AI 발전도 돈에 의하여 결판난다. 예산 배정에 있어서 인색해서도 아니되고,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나서는 안 된다. 기업들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기술의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어 세금공제, 비용지원 등 지원대책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창의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에서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는 미국, 중국 등 AI 강국들이 기술발전을 위하여 어떠한 제도를 가지고 있고 어떠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수시로 체크해서 좋은 점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그들을 앞설 수 있는 대책들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한다.

결국 AI 기술의 발전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AI 3대 강국 아니 1위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결정권자들이 방향을 잘 잡아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 주고, 당국은 기술자를 우대하고 열린 마음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 주며, 한편 연구기술자들은 총력을 기울여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모든 국민이 합심해서 이를 응원할 때 AI 강국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위철환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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