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현장 사고 잇따르자 경찰, 발주처 책임까지 묻는다
방호차량 설치·신호수 위치 변경 등 근본적 안전대책 마련 추진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공사 발주처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 5분께 북구 칠성동 한 자전거도로 정비 현장에서 인부가 굴착기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이 끝나고 굴착기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신호수인 70대 남성이 넘어지며 굴착기에 깔린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공사는 북구청이 발주한 것으로 지난 14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노후화된 아스팔트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현재 사고로 공사는 중지된 상태다. 경찰은 굴착기 운전기사의 전방주시 태만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운전기사와 목격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대구노동청도 사업주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도로 위 작업장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도로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교통 사망사고는 지난 2022년 689건에서 지난 2023년 747건, 지난해 806건으로 늘었다.
해당 기간 사망자 수는 59명이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 14일 '도로 위 작업장 사고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교통안전 공동연수'를 열고, 노동자 안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수에서는 방호 차량 설치를 지침서화하고, 사고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신호수의 위치를 방호차량 뒤로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장 주변의 차량 감속을 유도하기 위해 차로 폭을 2.75m까지 축소하는 내용도 언급됐다.
경찰은 기존에는 도로 위 작업 현장 교통사고 발생 시 일반 교통사고와 동일하게 처리해왔다. 하지만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발주처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실치사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극 적용할 예정이다.
한창훈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도로 위 작업장은 도로 관리를 하는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는 일반 산업현장보다 위험한 작업환경이기는 하지만, 철저한 안전조치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라며 "교통안전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