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건’ 김재규 재심 개시… 유족 “사법부 치욕의 역사 바로잡길”

박혜연 기자 2025. 7. 1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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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형사재판 재심이 16일 시작됐다. 사형 집행 45년 만이다.

10·26 사건 관련자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1979년 12월 20일 육군본부 계엄 보통군법회의(재판장 김영선 중장)에서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 포승에 묶여 걸어오며 웃고 있다. /뉴시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이날 오전 김재규의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에 대한 재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경호실장을 시해한 혐의로 체포돼 내란목적살인·내란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1980년 5월 20일 상고를 기각하며 사형을 확정했다. 판결 나흘 뒤 사형이 집행됐다.

이후 2020년 5월 유족들은 “재판이 정당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10·26 사건과 김재규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은 수사 검사나 수사관이 구타와 고문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을 때 청구할 수 있다.

재심을 청구한 김재규의 여동생 김정숙씨는 이날 법정에 직접 나왔다. 백발 머리의 정숙씨는 “1980년 당시 오빠가 받은 재판은 사법부의 치욕의 역사”라고 했다. 이어 “당시 오빠가 최후 진술에서 ‘10·26 혁명의 목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을 굳게 믿어왔다”며 “이번 재심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스스로 최악의 역사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재규 측은 당시 군사재판의 절차적 정당성 등을 지적하며, 김재규의 무죄를 주장했다. 김재규 측 변호인은 “1979년 10월 27일 기소 이후 17일 만에 사형이 졸속으로 선고됐다”며 “당시 재판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무력화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발령된 비상계엄은 위헌·위법해, 당시 보안사가 김재규를 체포해 수사할 권한이 없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10·26 사건과 지난해 12·3 비상계엄은 45년 만의 데자뷔”라며 “윤석열이 다시 45년 전 김재규를 불러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5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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