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첫 징계 '솜방망이'···UPA, ‘제 식구 감싸기’ 비판
사건 은폐 정황 불구 '정직 1개월'
타 공기업보다 낮은 수준 징계
감사·감찰조차 시행하지 않아
내부 통제 기능 부재 논란도

울산항만공사가 본지 보도로 드러난 직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감사나 감찰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정직 처분만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울산항만공사 개청 이후 첫 음주운전 징계 사례로 기록됐지만,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가 최하위 수준에 그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운전직 직원 A씨는 최근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울산항만공사는 "A씨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렸다"라면서도 "구체적인 기간은 밝힐 수 없다"라고 했다.
본지 취재 결과 A씨가 받은 징계는 정직 1개월로 알려졌다. 정직 1개월은 A씨가 받을 수 있는 징계 중 가장 낮은 수위다. 공기업에서 운전직 직원이 음주운전을 저지를 경우 징계 수위는 최소 정직에서 최고 해임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공기업·공공기관에서는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최소 정직 1개월 이상의 징계가 이뤄지고 있다. 한 에너지 공기업 직원은 음주운전 적발 뒤 해임됐고, 수도권 한 공공기관 직원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다른 기관의 한 직원은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고도 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다가 감사에서 적발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울산항만공사 운전직 A씨는 음주운전 사실을 두 달여간 숨겼던 은폐 정황까지 있었는데도 정직 1개월로 끝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A씨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해 "음주운전 사실을 경찰에서 회사에 통보해주는 줄 알았다. 처분서가 나오면 그때 이야기하려 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공기업 직원으로서 규정상 의무 보고를 저버린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울산항만공사의 대응이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A씨가 경찰이 기관에 통보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해 감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폐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감찰조차 하지 않은 것은 공기업의 내부통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항만공사는 "징계 여부는 인사위원회 위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중립적으로 이뤄졌다"라며 "위원들이 A씨의 수치(혈중알코올농도)가 높지 않았고, 초범인데다 면허정지 수준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