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라는 말도 물에서 왔다 [달곰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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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곱고 바른 우리말을 알리려 합니다.
우리말 이야기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강더위는 메마른, 물기 없는 이란 뜻의 우리말 접두어 '강-'이 쓰여 비가 오지 않고 볕만 내리쬐는 심한 더위란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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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곱고 바른 우리말을 알리려 합니다. 우리말 이야기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밤에도 열대야로 밤잠 설친 분들 많으시죠?' '오늘도 폭염이 계속되는 만큼 한낮에 바깥활동은 자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물, 그늘, 휴식 기억하시면서 슬기롭게 무더위를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오전 9시 현재 서울의 기온은 29.5도입니다' 하며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더위를 매일 아침방송에서 전해왔는데, 글을 쓰는 지금(16일)은 마른 땅에 쏟아지는 호우로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비를 머금은 여름이 그런 것 같다. 순식간에 몰려와 세차게 퍼붓고 이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인다. 요즘엔 길게 이어지는 장맛비보다 갑자기 좁은 지역에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많이 내리면서 동남아 스콜(squall)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하는데, 우리말로 ‘소나기’가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소나기와 소낙비는 둘 다 표준어고, 겨울에 갑자기 내리는 눈은 소나기눈, 소낙눈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쏟아지는 비가 잠시라면 더위의 기세는 고기압이 겹겹이 쌓여있듯 일단 시작하면 꽤 오래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찜통더위, 불볕더위, 가마솥더위, 무더위, 불더위, 강더위 같은 순우리말과, 폭염이나 혹서를 비롯한 한자어까지 다양한 말로 여름의 열기를 표현해낸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찜통더위는 말 그대로 찜통에서 김이 오르듯 습도와 온도가 높은 푹푹 찌는 더위, 불볕더위는 햇볕이 몹시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를 말한다. 강더위는 메마른, 물기 없는 이란 뜻의 우리말 접두어 ‘강-’이 쓰여 비가 오지 않고 볕만 내리쬐는 심한 더위란 의미를 가진다. 같은 기온이어도 습도가 높은지 아닌지에 따라 체감온도와 기분까지 확연히 달라지는데,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여름을 표현하면서 습도까지 담아내고 있는 거다.
여름철 더위를 말할 때 마치 기본형처럼 많이 쓰는 단어, ‘무더위’에도 알고 보면 ‘물’이 들어있다. 물과 더위가 합쳐지고 'ㄹ탈락'으로 무더위가 됐는데, 물기가 많은 덥고 습한 날씨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무더위처럼 '물'과 결합해 만들어진 단어 가운데 하나를 소개해본다. 비온 뒤 잠깐 하늘에 나타나 탄성을 부르는 무지개! 무지개는 ‘므지게’에서부터 왔는데, 물의 옛말 ‘믈’에 문 또는 아치형 문틀을 뜻하는 ‘지게’가 만났다. ‘물방울이 만들어낸, 하늘로 통하는 문’이란 예쁜 뜻을 지닌 셈이다.
부디 이번 여름에는 비 피해가 크지 않기를, 비가 그친 뒤에는 기분 좋게 무지개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최혜림 S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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