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점주의 〈From you〉] 당신이 묻는 중구는? …헤어지는 중구, 내륙과 섬이 남긴 30년의 기억-프롬유

김원진 기자 2025. 7.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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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승격 30년 만에 행정구역 분리
내륙은 제물포구, 섬은 영종구로

중구 내륙, 한 때 교역 중심 역할 수행
영종, 공항 개항 후 신도시 급성장 중

서로 다른 성장 속도…인프라 등 격차
내륙 4만 vs 영종 12만 인구도 큰 차이
도시 구조 재편 속 정체성 분기점 맞아
▲ 2026년 7월 '제물포구'와 '영종구'가 탄생하며 인천 중구라는 이름은 1년 뒤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하늘도시(사진 위)와 같은 신도시 인프라로 커나갈 영종구, 이웃 도시 동구(사진 아래)와 함께 중구 내륙이 손을 잡으며 새로운 출발을 할제물포구의 연착륙을 위해 지금의 중구를 되짚어본다./사진제공=인천경제청·동구

"번거로우시더라도 우리 독자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려, 얻어 낸 답으로 독자 맞춤형 기사들을 펼쳐놓자."

<인천일보>는 지역신문이 지역 독자들에게 한층 더 깊이 다가가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첫 질문은 이렇습니다.

"인천의 10개 군·구 중,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이어 "현재 연령대는?", "요즘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같은 질문을 통해 각자의 삶과 관심사를 따라, 기사 보따리를 맞춤 순서로 펼쳐드립니다. 얼핏 지역 백서처럼 보이지만, 실은 낯선 기사 읽기 경험입니다. 누구에게는 교육이 먼저, 누구에게는 부동산이 맨 아래일 수 있는 이 기획은 지역신문만이 시도할 수 있는 독자 중심 뉴스 실험입니다. 인천이라는 도시는 올해로 시(市) 승격 30년을 맞았습니다. 또 2026년에는 제물포구, 검단구, 영종구라는 새 이름들이 탄생합니다. 도시를 되짚어 봐야 할 시기에 도시의 이름과 모양새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중구'라는 한 지붕 아래 살던 내륙과 영종은 1년 뒤 헤어지려고 합니다. 편에선 내륙과 영종의 마지막 장면을 독자들의 일상 속에서 조명했습니다. 행정구역이 바뀌는 순간에, 이 기록이 도시의 '다음 문장'으로 독자 기억 속에 남길 바랍니다.

헤어지기로 한 내륙과 섬, 중구의 마지막 장면은

인천 중구는 내륙과 섬이 서로 친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헤어지기로 했다. 개항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천항이 있는 '원도심' 내륙과 2001년 문을 열어 무섭게 커나가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영종은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원투펀치나 다름없었다.

애초부터 중구 내륙은 전 세계와 대한민국을 잇는 교역의 중심지였고 투박했어도 일자리는 넘쳐났다. 값비싸게 쳐주는 품삯에 전국은 물론이고 온 나라에서 몰려든 사람들의 밥 짓는 냄새가 동네 곳곳에 풍성했다. 사실, 따져보면 중구 차이나타운도 이런 배경에 자리한 골목이다.

그러는 사이 바다 건너 영종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깨어났다.

염전과 어장이 가장이던 섬에 활주로가 들어섰고, 뭍과 이어진 다리를 따라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뻘밭을 밀어낸 자리에 커다란 호텔들이 솟았고, 어촌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외제차가 주차되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타는 사람만 오는 줄 알았던 이 섬엔, 어느새 신도시가 들어서고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공항이 섬을 바꿔놓았고, 섬은 더 이상 섬에서 그치지 않았다.

중구 내륙과 영종. 이 원투펀치의 천지개벽은 서로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로 벌어지며 '격차'라는 이름을 키워냈다. '같은 중구'라는 말이 점점 낯설어지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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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둘은 2026년부터 행정구역을 달리한다. 영종은 '영종구', 내륙은 동구와 합쳐 '제물포구'가 된다.

지난 30년 동안 같은 중구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었어도 물리적 거리도, 생활권도, 인프라도 달랐다.

결정적 장면 하나. 중구 내륙과 섬을 직접 잇는 교통편은 배편이 유일하다는 점. 중구 지붕 아래 함께 사는 내륙과 섬은 2㎞ 남짓한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영종도에 국제공항을 건설하면서 육지와 연결한 다리가 영종대교, 인천대교, 그리고 올해 준공을 앞둔 제3연륙교까지 세 개다.

영종지역 첫 연륙교인 영종대교는 애초에 서울과 인천국제공항을 직접 연결해 주는 전략적 인프라로 탄생한 교량이었다.

영종대교가 서울-공항 직결을 겨냥했다면, 인천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경기 남부를 위해 등장한 프로젝트다.

2000년대 초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당시, 송도·영종·청라 3대 지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아이디어에 힘이 실렸고 우선 송도와 영종부터 해상 교량을 만들기 시작했다.

'영종하늘대교'냐 '청라대교'냐 명칭을 놓고 싸웠던 제3연륙교 역시 서구 청라지역과 이어지며 중구 내륙은 안중에도 없었다.

결정적 장면 둘. '중구 내륙 인구 4만여명' vs '영종 인구 12만여명'으로 귀결되는 내륙과 섬의 덩치 차이.

두 지역 간 수치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이다. 중구 내륙은 연수구와 서구로 바닷길을 내주며 점점 잃어가는 원도심이고, 영종은 하늘길을 명분으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도시가 됐다.

영종지역 공항과 신도시라는 '차'와 '포'를 떼고 비슷한 원도심 생활권인 동구와의 시너지를 도모해야 하는 중구 내륙.

공항과 신도시라는 온전히 자신들의 것을 손에 쥐고 새출발하게 되는 영종구.

그 변화의 흐름을 독자 시선으로 적은 짧은 소설 형식으로 함께 따라가 본다.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인천 중구. 이곳에서 울고 웃는 독자들의 하루 한 장면을 소개한다.

설명이 아닌 삶, 데이터 속에 담긴 감정을 보여주고 싶어 쓰는 이번 기획에서 중구의 '소설 형식' 시도는 작고 얄팍한 잔머리로 봐주시길.

눈에 띄는 것부터 담아보세요. 선택한 순서대로 이웃들의 오늘이 펼쳐집니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사라지는 도시의 이름, 인천 중구를 기억하는 서로 다른 시선에서 출발한다. 놀이터를 내어주는 아이, 고양이를 잃은 청년, 퇴근길을 걷는 아버지, 장사를 이어가는 자영업자, 그리고 오래된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등 …

그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주거 환경과 교육 인프라, 인구 구조, 일자리, 골목 경제, 정치 성향 변화까지, 이 도시에 축적된 다양한 결을 마주하게 된다.

"오늘은 놀이터를 할아버지, 할머니께 빌려드렸지만, 내일은 꿈틀이 젤리를 다시 친구들에게 나눠줄 거예요."

<저의 놀이터를 빌려드릴게요> 이야기는 중구 내륙 한 빌라에 사는 여섯 살 아이의 눈으로 본 동네잔치 풍경을 그렸다. 인구감소와 저출산, 육아 인프라 부족으로 점점 줄어드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도 아이는 여전히 내일을 준비한다. 마을의 내일을 준비하는 가장 작은 손이다.

"고양이를 찾는 하루는, 이 도시에 뿌리내리지 못한 청년이 처음으로 이웃에게 말을 거는 시간이었다."

<혹시, 춘장이 보셨어요?> 편. 중구 구축 아파트에 사는 한 청년은 함께 살던 고양이 '춘장이'를 잃어버린다. 일터도 연고도 없는 이 도시에서, 고양이를 찾는 하루는 낯선 이웃들과의 관계, 일자리, 주거, 고립을 뒤따라가는 시간이다.

"영종은 생기로 가득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섬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립되지 않기 위해 살아간다."

<여름날 영종, 각자의 기억>은 30년 전 아버지와 찾던 을왕리 바다, 그리고 지금은 그 근처에 살며 아내와 아이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한 한 회사원의 퇴근길을 바라본다. 도심보다 자연이 가까운 영종의 삶 속에서 이 아버지는 아들의 첫 픽시 자전거를 살까 말까도 고민한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싼 도시에서 생동감을 지켜내려는 아버지의 하루가 담겼다.

"중구가 '놀러 오는 곳'으로 뜰수록,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점점 더 적응을 고민한다."

<놀러 오는 중구, 그 장면이 서먹한 우리들>

동인천역 주변 30년 역사 밥집 사장과 영종의 젊은 자영업자. 한쪽은 '노포'로 단골손님들을 맞고, 다른 한쪽은 신도시에서 배달 전문 장사에 매달린다. 두 장면 사이로 중구의 경제 지형과 내수 불균형이 드러난다.

"그 시절 우리는 옆 동네와 같은 사람을 뽑았지만, 이제는 같은 동네에서도 의견이 갈려."

<2㎞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좌와 우>

중구 내륙과 동구, 그리고 섬 영종의 정치적 성향이 갈라지기 시작한 지난 대선. 세 명의 60대 남성의 술자리 대화는 도시와 사람, 행정구역보다 오래된 공동체의 작은 균열을 보여준다.

중구편 - 김원진 기자

"인천일보는 1988년부터 중구에 본사를 두며 함께 자라왔고, 저도 2013년 입사 후 이곳에서 수많은 점심과 저녁을 먹으며 청춘을 쌓아왔습니다. 살아본 적은 없어도, 중구는 늘 제 하루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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