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여가부에 “특정 영역서 남성이 받는 차별, 대책 점검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여성가족부에 “남성들이 특정 영역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영역이 있는데 남성 차별 부분을 연구하고 대책을 만드는 방안을 점검해달라”고 지시한 국무회의록이 16일 공개됐다.
이날 행정안전부 누리집에 공개된 6월10일치 국무회의록을 보면, 이 대통령은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에게 “사회 전체 구조적으로 보면 여성이 분명히 차별받는 억울한 집단이 분명하다”면서도 각종 고시·공무원 시험에서 여성들의 합격률이 높아진 점을 들어 “사회의 기회 총량이 부족하다 보니까 그런 일도 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 여가부에 남성들이 차별을 받는 부분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도 거리가 있다. 2024년 기준 국가고시의 전체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43.6%로,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대기업 입사자 성비는 확연히 갈린다. “성별·학력·국적 등에 의한 차별을 철폐하고 ‘열린 채용’ 문화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는 삼성에서도 2021년 이후 여성 신입사원 비율은 꾸준히 20%대에 머물렀다. 이보다 사정이 나은 엘지(LG)전자는 2021년 이후 신입사원 중 여성 비율은 30%대를 유지해왔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남성들이 특정 영역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영역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어디에서도 안 하고 있다”며 “우리가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한다고 했으니, 어쨌든 여성정책을 주로 하시긴 하겠지만, 특정 부분에서의 남성들 차별 부분을 연구하고 대책을 만드는 방안을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만큼 남성이 느끼는 차별 등도 고민해달라는 주문이지만, 정작 청년·여성이 겪는 ‘이중 차별’에 대한 당부는 눈에 띄지 않았다.
신 차관은 “담당 부서는 없지만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 '젠더 갈등'에 대한 분석은 했다”며 “(남성) 청년들은 군대를 가야 하는 상실의 시기가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본인들의 피해는 해결되지 않는 것에 대해 예민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자살 대책을 논의하면서도 특별히 남성 청년의 자살 문제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남성 청년들이 여성 청년들과의 경쟁에서 많이 밀리고 있기에 차별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클 것 같다”며 “남자 청년들의 자살률 변동에 최근의 경제 상황, 남성 청년들의 소외감, 역차별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한데 혹시 관련 자료가 있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지금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서 별도로 나중에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20~30대에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에 견줘 꾸준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청년 여성층의 자살률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늘고 있어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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