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산단 지하수에 '1급 발암물질'...불안감 '확산'
시민단체 "즉각 정화 대책 수립·시행해야"

"발암물질이라뇨. 건강에 문제라도 생길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광주지역 산단 일대 지하수에서 수질 기준치를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염된 지하수가 인근 하천 등으로 흘러 들어가면 농업용수를 비롯한 생활용수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농어촌공사가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과 북구 본촌산단을 대상으로 '지하수 토양·오염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금속공업 부품 세정제, 페인트 제거제 등에 사용되는 TCE와 PCE는 유독성 발암물질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남산단의 경우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171개 지점에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해 총 657개 시료를 채취한 결과 TCE는 117개, PCE는 67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촌산단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43개 지점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14곳에서 TCE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정당국을 비판하는 한편, 오염된 지하수로 인해 일상생활에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감을 호소했다.
TCE와 PCE의 특성이 물보다 무겁고 분해가 잘 되지 않지만 한국농어촌공사도 하남산단의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오염된 지하수 일부가 주거지역을 거쳐 풍영정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무등일보가 매월 적게는 1회에서 많게는 5회씩 정해진 지점에서 채수하는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자동 수질측정망을 통해 조사가 시작된 기간부터 이날 현재까지 풍영정천의 수질을 살펴본 결과 다행히 검출된 TCE와 PCE는 없었다.

'(가칭)하남산단·수완지구 지하수 오염 시민대책위'도 이날 광산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와 광산구의 명백한 직무유기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광산구는 정화 예산 편성을 위해 광주시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시는 행정조치 권한이 자치구에 있다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무책임·무능 행정이다"며 "광산구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태조사에는 10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시민 보호를 위해서는 한 푼도 안 쓴다니 모순이다"며 "광주시와 광산구는 즉각 정화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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