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정말 잘한 걸까" 지춘성, '삼매경'에서 다시 만난 '동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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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으로 제 삶이 이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돌이켜 보면 내가 정말 그 인물이 완벽하게 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어요. 젊은 혈기에 '이건 나밖에 못 한다' 믿었지만 지금은 회한도 듭니다."
그는 "나는 무대에서 가장 자유롭고 무대에 서는 일이 내 소명이라는 게 요즘 드는 생각"이라고 했다.
'삼매경'은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인 '동승'에, 지춘성의 기억의 조각과 심상을 덧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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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연출가, 근대 희곡 '동승' 재창작

"'동승'으로 제 삶이 이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돌이켜 보면 내가 정말 그 인물이 완벽하게 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어요. 젊은 혈기에 '이건 나밖에 못 한다' 믿었지만 지금은 회한도 듭니다."
자신의 선택이자 역사인 과거의 출연작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 환갑을 앞둔 배우 지춘성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를 "인류에 존재하는 모든 배우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1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 오르는 연극 '삼매경'은 지춘성이 주연했던 '동승'을 재창작한 작품이다. '동승'은 한국 근대 희곡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함세덕(1915~1950)이 썼고, 유치진(1905~1974) 연출로 1939년 초연했다. 지춘성은 26세였던 1991년 박원근이 연출한 '동승'에서 14세 동자승 '도념'을 연기해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과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그는 "'동승'을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지배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지춘성은 이 작품으로 연극계 스타로 떠올랐지만 앳된 인상으로 연기 스펙트럼이 제한되면서 한때 무대를 떠나기도 했다. 연극계에서 개성보다는 평범한 외모가 더 선호되던 시절이었다. 그는 "나는 무대에서 가장 자유롭고 무대에 서는 일이 내 소명이라는 게 요즘 드는 생각"이라고 했다.

'나다웠던 적 있나' 질문 던지는 '삼매경'

'삼매경'은 한국 근현대 희곡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불멸의 한국 고전을 만들고자 하는 국립극단의 기획 공연이다. 전통 연극의 미학을 오늘의 무대 언어로 풀어 온 이철희(46) 연출가가 재창작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앞서 오영진(1916~1974)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맹'으로, 윤조병(1939~2017)의 '윷놀이'를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로 각색해 재창작 솜씨를 인정받았다. 이 연출가는 "선배 극작가들의 작품에는 오늘날 극작과들과는 다른 시선의 깊이가 있다"며 "그 작품들을 오늘의 관객과 만나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삼매경'은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인 '동승'에, 지춘성의 기억의 조각과 심상을 덧입혔다. 34년 전 무대에 올랐던 어린 불자의 연기를 실패로 여기며 그 시공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배우의 내면이 그려진다. 이 연출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이 사회 속에서 '나는 나다웠던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관객이 떠올렸으면 좋겠다"며 "내가 한 선택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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