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의 널 위한 변호] 드라마 서초동

김명식 법무법인 필 변호사 2025. 7.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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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법무법인 필 변호사

지난 7월 5일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를 배경으로 한 '서초동'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법조인들이 흔히 서초동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대법원,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대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이 위치한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변호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법무법인의 주사무소도 교대역 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은 눈만 들면 법무법인 간판이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변호사이거나 법무법인 또는 법률사무소 직원이라, 이렇게 많은 변호사들이 다들 어떻게 먹고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이 드라마는 법무법인의 소속변호사, 소위 '어쏘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어쏘변호사는 소속변호사의 영문인 'Associate Lawyer'의 'Associate'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쉽게 말하면 고용된 변호사, 더 쉽게 말하면 월급을 받고 일하는 변호사를 말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구성원 변호사 또는 파트너 변호사인데, 법무법인 등의 지분을 가진 변호사를 말한다. 드라마 '서초동"의 홈페이지를 보면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어쏘 변호사도 하나의 직장인임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변호사의 업무를 법률을 외우고 이를 단순히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변호사의 실제 업무는 명확하지 않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 사실관계 하에서 의뢰인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 결과에 이르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진짜 변호사의 일은 어느 정도의 경험을 통해 체득할 수밖에 없는데, 좋은 선배 변호사, 좋은 사건, 좋은 의뢰인을 만날 때 이러한 능력이 길러 진다. 이러한 변호사의 역량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경험과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다.

필자가 이전 사무실에서 근무할 당시 막 1년차에서 2년차로 넘어가면서 맡았던 사건이 있다. 식품위생법 위반 관련 사건이었는데, 떡볶이떡, 떡국떡, 냉면 등을 만드는 회사의 임직원이 의뢰인이었다. 의뢰인의 말에 따르면 어떤 시점부터 회사의 내부 품질검사 결과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되기 시작하였는데, 정확한 품질 검사를 위해 외부 검사를 의뢰하면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계속 제품을 판매하였고, 나중에 제품 생산에 사용하던 용수를 지하수에서 상수도로 교체한 이후에는 내부검사에서도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게 되면서 품질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내부 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기간 동안의 제품 판매 등이 문제가 되어 수사를 받게 되었다며 찾아왔다. 당시 필자는 이 사건을 수사 단계에서부터 담당하면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모두 기각시켰고, 이후 법원 단계에서도 계속 사건을 주도적으로 담당하였다. 법원 단계에서도 무죄를 주장하면서 열심히 변론을 하였고, 재판장님께서도 이를 수긍하는 것 같아 내심 무죄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판결 선고 결과 7명의 피고인 모두에게 유죄가 선고되고, 그중 4명이 법정구속 되었다. 필자도 당시 의뢰인들과 함께 선고를 들으러 법원에 갔다가 너무 당황했는데, 이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재판장님께서는 필자의 변론과 실제 증거기록이 다르다고 판단하셔서 오히려 그 형량을 중하게 하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어떤 사건을 하더라도 늘 내 생각이 잘못되지는 않은지, 나의 변론을 듣는 상대방(판사님, 검사님 등)은 어떤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볼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사건 이후로는 이렇게 크게 예상과 달리 결과가 나오는 사건은 없게 되었다.

매년 수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고, 이들은 다양한 직역에서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한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 드라마에서도 신입 변호사가 벌떡 일어나 앞으로 나가서 변론을 하고, 대리인과 변호인의 지위를 헷갈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모든 분들, 특히 변호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후배 변호사들이 좋은 선배, 좋은 사건, 좋은 의뢰인을 만나 좋은 변호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