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현미?’… 김윤덕 후보내정 첫 일성부터 ‘불안’

박상길 2025. 7. 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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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후보자 “유휴지 활용”
시장질서 무지한 발언에 우려
전문가 “수급 불균형 해결 시급”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의 김현미’가 될까?

의원 겸직 국토장관의 씁쓸한 결말을 볼 것 같아 임명 전부터 불안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부동산과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지만, 정치인 출신 비전문가라는 꼬리표가 김 후보자에 붙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 정책 비전문가인 친명(친 이재명)계 실세 현역의원을 국토 장관에 앉히겠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직접 관련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행간으로 읽히지만, 소신 있는 국토 전문가의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직전 민주당 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의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필두로 부동산 비전문가인 민주당 소속 김현미 의원을 국토 장관으로 앉히고 부동산 정책을 펼쳤다.

청와대와 호흡을 맞춘 김 전 장관은 취임 2개월 뒤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두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임기내 집값 잡기에 실패하면서 3년 5개월 여 만에 교체됐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토부 장관 인선에서도 의원 겸직 장관의 한계가 내정 첫 일성에서부터 드러나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필두로 김윤덕 장관과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멘토’로 꼽히는 이상경 제1차관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문재인 정부 때를 빼닮았다. 김윤덕 후보자도 김현미 전 장관처럼 정책 실패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후보자는 19·21·22대 3선 현역 국회의원이자 호남권 대표 친명계로 분류된다. 김 후보자는 19대와 21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에 몸담기도 했지만, 국토 정책 전문가와는 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험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전날 3기 신도시를 제외한 유휴부지 활용 등 주택 공급 대책을 밝혔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언급하면서 택지개발 대신 공영개발을 주문했는데, 이를 두고도 업계는 주택 시장의 실상을 전혀 모르고 한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보다 주택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이 있었다면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에서 왜 검토하지 않았겠느냐”며 “국토부와 학계, 국토 및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유휴 부지를 검토하지 않을 정도로 수도권 주택 시장 실태에 무지했다는 말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관 내정자가 신도시를 제외한 유휴 부지를 활용해 주택공급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수도권에는 그럴만한 유휴부지가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업계는 김 후보자가 제안한 택지개발사업이 주택 공급에 효율적인지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 김 후보자의 ‘공격적인 LH 개혁’ 발언도 업계는 커다란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개혁의 사유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택지와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공기업을 수술대부터 올리겠다는 것이 주택 정책 주무 장관이 내정 일성으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LH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당위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정책을 정치적인 목적 달성보다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시절부터 이미 주택공급에 대한 우려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이 지적돼 왔다”며 “당장 내년부터 서울의 주택 공급이 감소하는 부분부터 어떻게 손 쓸수 없는 상태”라고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을 전했다.

두 대표는 이어 “그동안 민주당 측에서 주장했던 부동산 투기 세력이나 갭투자자를 막는 정책은 정치적인 목적에서 이해는 간다”면서도 “주택 수급 불균형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는 정책들을 시장과 소통하며 펼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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