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던 ‘로빈후드 나무’ 벤 남성 2인조, 징역 4년3개월
2023년 9월 완전히 절단된 채 발견 ‘충격’
범행동기는 여전히 ‘깜깜’
베어진 나무 그루터기에 새싹 돋아나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나무였던 ‘로빈후드 나무’를 베어버린 남성 2명이 그 대가로 징역 4년3개월을 선고받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뉴캐슬 형사법원이 대니얼 그레이엄(39)과 애덤 커러더스(32)에 대해 시카모어 갭 나무 및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훼손한 혐으로 징역 4년3개월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1800년대에 심겨진 이 나무는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로마를 통치한 기원후 122년 로마제국 북단 방어를 위해 세워진 방벽 옆에 심어졌다. 두 언덕 사이에 자리 잡은 커다란 나무의 모습이 그림과 같은 풍경을 이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나무로 자리 잡았다. 하드리아누스 방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나무는 1991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로빈 후드>에 등장하며 세계적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2023년 9월28일 완전히 절단된 채 쓰러진 모습으로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크리스티나 램버트 판사는 이들이 저지른 범죄의“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했다”며 두 사람에게 양형기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형량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램버트 판사는 시커모어 갭 나무가 나무가 “랜드마크이자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을 상징해왔다”며 “많은 이들에게 청혼과 추모 장소로 이용되며 특별한 개인적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형사상 손괴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10년형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이날 형량이 선고됐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범행이 철저한 계획하에 이뤄졌으며 벌목이 전문적으로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기톱을 가져와 시카모어 갭 나무의 굵은 줄기를 자르고, 절단 지점을 표시하기 위해 스프레이 페인트도 사용했다.
두 남성은 범행 장면을 촬영하고, 나무줄기 일부분을 ‘전리품’처럼 챙겨가기도 했다. 법정에서는 그레이엄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벌목 당시의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의 범행 동기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이들이 “장난처럼 저질렀을 수 있다”면서 “정말 멍청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나무 절단에 대해 “무분별한 폭력 행위의 수목 버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당시 배심원단은 친구 사이였던 그레이엄과 커러더스가 공모해 명물 나무를 베고 방벽 일부를 훼손해 각각 62만2191파운드(약 11억6000만원), 1144파운드(약 210만원) 상당의 손해를 일으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4년3개월을 모두 감옥에서 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영국 정부가 감옥 과밀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한 임시 정책 때문에 선고 기간의 40%만 감옥에서 복역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50살이 넘었던 나무는 둥지채 베어졌지만 죽지는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시카모어 갭 나무의 그루터기 역시 관광 명소로 사랑받고 있으며, 봄이 되자 새싹이 자라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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