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화장품 넘어 디바이스로 확장…안전성·과대광고는 숙제

오유진 기자 2025. 7.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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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LG생건 누르고 업계 시총 2위 등극
가성비 제품 확산·맞춤형 케어 수요로 시장 확대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서울국제화장품미용,건강산업 박람회에서 한 외국인이 뷰티디바이스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K뷰티가 화장품과 기술을 결합한 뷰티디바이스(미용 기기)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피부과에서만 가능했던 고주파·초음파 시술이 집에서도 가능해지면서 국내외 소비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0만~30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성능 또한 개선되면서 2030 세대의 필수 뷰티 가전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최근 뷰티디바이스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는 시장 후발주자인 에이피알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주가는 올들어 약 240%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에 이은 화장품 업계 시가총액 2위로 도약한 것이다. 16일 장중에는 52주 신고가(18만33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피알의 뷰티디바이스 '에이지알'은 5월 기준 누적 판매량 400만 대를 돌파했다. 이 중 해외에서 팔린 물량이 2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에이피알의 국내 뷰티디바이스 시장 점유율은 약 30%대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디바이스 신제품 3종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2027~28년에는 스킨부스터와 의료용 뷰티디바이스를 출시하는 등 장기적으로의 성장 계획도 마련돼 있다"며 "올 2분기 디바이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을 전망하며, 에이피알은 분기 최대 실적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뷰티디바이스 시장 연평균 26% 성장 전망

뷰티디바이스는 피부과 등에서 사용되던 고주파·초음파 등의 기술을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병의원용 의료기기에 비해 효과는 낮지만, 기기를 한번 구매하면 영구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뷰티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2019년 2100억원에서 지난해 68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확대됐다. 삼일PwC는 글로벌 홈 뷰티디바이스 시장이 연평균 26.1% 성장해 2030년 898억 달러(약 124조원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K뷰티의 인기가 화장품을 넘어 흡수까지 책임지는 뷰티디바이스까지 번지게 된 건 2022년 중저가·고성능의 '가성비' 뷰티디바이스가 등장하면서다. 가전업계에 뷰티디바이스 영역을 개척한 건 LG전자의 LED 마스크 '프라엘', 셀리턴 'LED 마스크' 등이다. 그러나 당시 LED 마스크는 200만원대에 달하는 높은 가격 탓에 주 소비층인 2030 세대를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후 2021년 에이피알, 동국제약 등이 10만~30만원대 중저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홈 케어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뷰티디바이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030 세대까지 뷰티디바이스 구매에 열을 올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에도 고가와 중저가 라인이 구분되듯이, 뷰티디바이스에도 중저가 상품군이 등장하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며 "제품 가격이 피부과 시술 비용보다 낮아지면서 가격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뷰티테크 기술의 발전으로 1:1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진 점도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 과거 LED 마스크 형태의 기기는 착용 중 일상생활이 어렵고, 무게도 무거워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품 타겟 또한 중년 여성들이 원하는 탄력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주류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 최근에는 미백, 모공 개선, 갈바닉(미세 전류로 화장품 성분을 피부에 흡수시킴)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면서 사용자가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손바닥 크기의 작고 가벼운 기기로 부위별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진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안전성 검증 미흡…과대광고 논란 여전

다만 안전성과 과대광고 문제는 뷰티디바이스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대다수의 뷰티디바이스는 의료기기가 아닌 미용기기(공산품)로 분류된다. 전자파 인증, KC인증 등 안전 인증은 의무이지만, 안전 인증은 화재나 감전 여부에초점이 맞춰져 있어 피부 적합성 등에 대한 인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산품으로 분류된 뷰티디바이스는 민간 임상 결과만으로도 주름 개선, 안면 리프팅 등 효능·효과를 광고할 수 있어 과장·과대광고 논란도 지속된다. 실제로 일부 LED 마스크의 경우 시력 저하, 망막 손상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뷰티디바이스는 치료 목적의 의료기기가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돼, 주름 개선·미백·탄력 등의 효과가 공식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사용 방법을 지키지 않을 경우 피부 손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소형가전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가전업계도 뷰티디바이스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밥솥과 정수기 브랜드로 알려진 쿠쿠는 최근 초음파·고주파 기능을 담은 스킨케어 디바이스를 출시했으며, 안마의자업체인 세라젬은 400만원 대의 프리미엄 디바이스를 판매 중이다. 정수기로 유명한 청호나이스는 5월 동국제약과 협업해 괄사 기능을 접목한 뷰티디바이스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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