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하 ‘제국의 위안부’, 삭제·수정된 내용 다시 살아난다···가처분 10년 만에 취소
명예훼손 무죄 확정 이어 같은 취지 결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훼손과 인격권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일부 내용이 삭제됐던 책 <제국의 위안부>가 온전히 출판될 수 있게 됐다. 일부 내용을 수정하라고 판단했던 법원 결정이 10년 만에 취소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김정민)는 2015년 2월 결정된 도서출판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을 지난 15일 취소했다.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이 책 내용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지 11년 1개월, 법원의 삭제 가처분 결정을 받은 지 10년 5개월 만이다.
박 교수가 2013년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으며 “매춘”이었고, 일본의 강제 연행 등은 없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검찰은 2015년 12월 박 교수를 ‘허위 사실을 써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표현 중 일부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강제연행이라는 국가폭력이 조선인 위안부에 관해서 행해진 적은 없다”, “위안부란 근본적으로 매춘의 틀 안에 있던 여성들”이라는 표현이 문제라고 봤다.
2023년 10월 대법원은 이들이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으로 볼 수 없다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재상고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이번 가처분 취소 결정에서도 책의 표현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본 앞선 형사재판 판결과 동일한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책의 내용은)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으로 평가함이 타당하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6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이제야 2억7000만원의 배상금 요구와, 감옥 혹은 벌금의 국가 처벌로부터의 해방에 이어 군데군데 찢겼던 제 책도 온전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된 셈”이라며 “10년 넘는 시간을 한결같이 지지·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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