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믿고 샀는데 당했다… 수천만원대 ‘에어컨 사기’ 발생

대형 온라인 플랫폼 쿠팡을 통해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 수백명이 미배송·미설치 피해를 입었다. 판매자는 잠적한 상태인데 한 여름철에 에어컨 구매 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만 확인된 것이 200명이 넘는 상황이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피해자 모임이 결성된 가운데 피해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고령자까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A씨는 지난달 19일 쿠팡에서 광고를 보고 에어컨을 구매했다. 구매 당시 판매자는 A씨에게 한달 뒤인 이달 13일께 에어컨 설치 기사가 집으로 방문해 에어컨을 설치할 것이라고 안내했지만, 14일까지 배송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의구심이 든 A씨가 판매자가 남긴 연락처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락은 닿지 않았다. A씨는 “며칠 전까지 판매자와 배송과 관련해 통화를 했는데, 안내일이 지나자마자 연락이 두절됐다”고 토로했다.
피해는 A씨 만의 일이 아니었다. 이달 13~14일에 에어컨을 설치해준다는 연락을 받은 피해자들은 15일부터 돌연 ‘잠수’를 탄 판매자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6일 현재 A씨와 같은 피해자들은 오픈 채팅방을 통해 피해 사례를 나누고 있다. 이렇듯 같은 판매자로부터 에어컨을 구매한 뒤 미배송·미설치된 피해 사례만 200명이 넘었다. 결제 금액도 1인당 50여만원부터 200여만원까지 다양하고 피해 규모는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판매자가 할인을 미끼로 현금 입금을 요구하거나 다른 링크를 통해 결제할 것을 안내하는 등 플랫폼 내 직접 결제가 아닌 방식으로 결제를 유도한 사례도 있어 피해 보상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중개 플랫폼을 통해 결제를 하면 기록이 남아 있어 피해 구제 가능성도 있지만, 판매자와 직접 거래 했을 경우엔 구제 방법을 찾기가 난망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한 피해자는 “239명이 단톡방(오픈 채팅방)에서 피해를 얘기하고 있는데 몰라서 단톡방에 들어오지 못한 분들 숫자는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모두 개별적으로 신고 및 대응을 하고 있는데 쿠팡 측에서 사태 해결과 피해보상의 입장을 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고, 또 다른 피해자는 “더운 여름 한 달 여를 쿠팡을 믿고 (배송·설치를)기다렸는데 중개업자로서 관리감독 의무는 다했는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쿠팡 역시 판매자와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피해 구제 조치를 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당사를 통해 구매가 이뤄진 건에 대해서는 곧장 구매 취소를 진행해 고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 중이지만, 장외에서 직거래로 이뤄진 구매 건들은 피해 내용을 당사가 파악할 수는 없다”며 “다만 빠르게 형사고소를 진행해 신속하게 검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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