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CBDC에 힘주는 중국, 미국 견제 가능할까
CBDC로 달러 우회 노리는 중국, 트럼프는 'CBDC 봉쇄' 맞불 작전
[편집자주] 미국은 물가 급등과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니어스(GENIUS) 법안' 등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미 연준과 재무부도 제도권 편입을 전제로 민간 주도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기축통화국의 전략 카드가 불러온 화폐전쟁, 한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미국은 민간을 중심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 달러 패권을 확고히 하면서 재정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 중국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앞세워 미국 달러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견제와 구조적 한계로 중국의 승부수가 달러 중심의 글로벌 화폐 질서를 무너뜨릴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CBDC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6년에는 디지털 화폐 거래 플랫폼 TF팀을 출범시키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주도해 CBDC를 발행했고 공상은행·건설은행·중국은행(BOC)·농업은행 등 4대 국유시중은행이 이를 유통하는 '이중운영체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발간한 '중국과 미래의 화폐 경쟁'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700만건의 DCEP(중국 CBDC) 거래가 있었다. 10년 이내에 중국 전자 결제의 15%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CBDC를 택한 궁극적인 배경에는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의 주타이후이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고안한 디지털 화폐와 결제 시스템의 최종 목적은 현금 유통을 일부 대체하는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디지털 월렛을 통해 간단한 등록만으로도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그만큼 국경간 결제가 간소화돼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도 향후 10년 내 신흥국·선진국의 24개 중앙은행에서 CBDC를 발행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현재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기준 각국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64.7%였으나 지난해 3분기 57.4%로 내려왔다. 같은 기간 위안화의 비중은 1.1%에서 2.2%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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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은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에서 선두주자이지만 규제상 문제와 위안화의 세계적인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우려 때문에 조기에 국제결제에서 사용하도록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위안화가 기축통화인 달러를 대체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위안화가 교환성과 편리성 면에서 달러에 훨씬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트럼프 정부도 미국의 국익과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위해 원칙적으로 CBDC 발행을 금지할 것이라며 중국의 도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비트코인을 국가 비축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콧 베센트 차기 미재무부 장관도 지난 청문회에서 자신의 임기 동안 CBDC를 발행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본시장연구원이 올해 발간한 '미국의 CBDC 입장 변화와 주요국의 CBDC 현황'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 및 달러화의 위상을 고려할 때, 향후 국경간 거래에서 CBDC 기반 플랫폼 제약 및 실제 도입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송준혁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최대 수출품이 달러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의 관점에서 달러 패권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중 화폐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달러 위상이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지속적으로 CBDC 기술을 고도화하고 일대일로 등을 통해 위안화 사용 국가를 늘려가고 있다"며 "또한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인해 탈달러화 요구도 커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탁 기자 kbt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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