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피해자 처벌 탄원서 읽어내린 제주지법 판사, 왜?
제주지법 “끔찍한 범죄, 피해자 심정 알아야”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불법 촬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에게 판사가 피해자의 심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처벌 탄원서 일부를 읽어내렸다.
해당 탄원서에는 아직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해자의 파괴된 일상이 담겼다.
16일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김희진 부장)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9월쯤부터 2024년 8월쯤에 이르기까지 약 2년에 걸쳐 직장 내 화장실 등에서 동료와 지인을 상대로 100여 차례 넘게 불법 촬영한 혐의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 선고에 앞서 피해자들이 제출한 처벌 탄원서 중 일부 내용을 읽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괴로운 심정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다.
탄원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겨우 버티고 있다. 매일 몰카 탐지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화장실을 갈 때마다 살펴본다"며 "사건이 계속 떠올라 지옥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치스러운 모습이 얼마나 유포됐을지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고 치료를 받고 있다"며 "선고보다 고통이 더 오래갈 것을 안다. 매일 출근이 두렵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화장실을 가기 어렵고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현재까지도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A씨에게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 5년, 전자 메모리카드를 비롯한 저장 장치 파괴 등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