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다’는 말은 틀렸다”… AI 디지털교과서, 이미 교실 한복판에서 조용히 혁신 중

유은규 2025. 7. 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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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교과서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결국 그냥 전자저작물 아닌가요?”
“왜 ChatGPT처럼 뭐든지 대답해주지 않죠?”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오해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대화형 인공지능만을 AI의 전부로 인식한 일부 교사들은 “기대했던 AI 기능이 없다”고 느끼면서 이러한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나 실제 교실 안에서 이미 작동 중인 AI 디지털교과서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AI 디지털교과서에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학습 경로와 콘텐츠를 추천하고, 영어 말하기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며, 학생의 손글씨를 인식해서 자동 채점을 하고, 글을 자동으로 첨삭해주는 다양한 AI 기술이 들어가 있다.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학습 전반에 걸쳐 교사와 학생을 동시에 돕는 교육용 특화 AI 시스템인 것이다.

수학 과목에서의 주요 AI의 역할은 학생의 수준과 풀이 결과를 기반으로, 지식맵과 연계된 콘텐츠와 문제를 학습자 수준에 맞게 실시간으로 선별해 추천한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DKT, 즉 Deep Knowledge Tracing이다. 이는 학생이 학습한 문제의 정오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 진단하고, 해당 학생에게 어떤 학습이 필요한지를 AI가 추천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어떤 학생이 수학 문제를 자꾸 틀린다면 AI는 이를 개념 부족으로 판단하고 개념 중심 콘텐츠를 추천한다. 반대로 풀이 과정을 반복해도 계속 실수가 나는 학생에겐 난이도를 조절한 문제풀이를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의 강점과 약점은 분명해지고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더 나은 실력이 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세부 단위로 나뉘어진 지식맵과 연계되어 설계되어 있다. 즉, 교사는 20명 넘는 학생 모두를 각각 진단해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I가 그 수고를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다. AI는 교사의 눈이 되어 학생을 살피고, 교사의 손이 되어 학습 경로를 설계한다.

‘누구에게 어떤 문제를 줄 것인가’라는 교사의 반복적인 업무는 AI가 맡고, 교사는 학생과의 상호작용에 집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이 주관식 문제의 답을 손글씨로 입력하면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이 이를 인식해 자동 채점으로 결과가 즉시 제공된다.

영어 학습에서도 AI는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영어 말하기 과정에서는 학생이 말한 문장을 AI가 음성인식(STT) 기술로 받아들이고, 기준 발음과 비교해 정확도를 분석해준다. 음성합성(TTS)과 발음 평가 기술이 함께 적용되어, 학생은 기다릴 필요 없이 자신의 발음을 스스로 진단하고 반복해 연습할 수 있다. 기존처럼 선생님이 하나하나 들어야 했던 소모적인 시간이 사라지고, 학생은 더 빠르게 더 자주 말해보며 스스로 교정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글쓰기에서도 AI는 교사를 돕는다. 학생이 작성한 영어 문장을 AI가 분석해 문법 오류, 대소문자 사용, 문장부호까지 실시간으로 첨삭한다. 더 나은 표현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이 문장은 어색합니다. 이렇게 바꿔보세요.”, “이 표현이 더 자연스럽습니다.”와 같은 실시간 피드백이 제공된다. AI는 단지 교사의 업무를 덜어주는 역할이 아니라, 학생의 표현 능력을 실시간으로 끌어올리는 학습 파트너다.

다만 ‘대화형 AI’가 제한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ChatGPT처럼 자유로운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을 반영한 설계다. AI 디지털교과서에 적용된 대화형 AI는 sLLM(small Language Model) 기반으로, △선행학습 금지 △교과 과정 외 질문 제한 △영어 어휘 수 제한 △모든 답변에 대한 사전 심사 등의 교육부 개발 가이드라인의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외산 생성형 AI처럼 자극적이거나 엉뚱한 답변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하고 답변은 교과과정 기반으로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학생의 안전한 사용 중심에 둔 교육용 AI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I는 교사의 평가 업무도 도와주고 있다. 단원별 피드백, 학생 개별 성취 코멘트, 자동 평어 생성까지 모두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작성해 교사에게 제공한다. 교사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더욱 정교한 피드백을 구성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 모든 기능이 ‘교육부 검정 교과서 기준’을 충족한 교육과정 기반 디지털교과서 안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기술로 구현된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정확성, 표현의 적절성, 기능의 교육적 타당성까지 띄어쓰기 하나까지 검토를 받은 ‘검정 통과 디지털교과서’다. 그래서 때론 외산 AI보다 답변이 덜 매끄럽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러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왜 ChatGPT처럼 못해?”가 아니라, “왜 이 AI는 이렇게 설계됐는가?”라는 질문이다. 그 답은 분명하다. 학생을 지키기 위해서이고, 교육에 맞게 적정 AI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실 한복판에서 조용히 작동하고 있다. 학생이 문제를 풀면 AI가 진단하고, 말하면 피드백을 주며, 글을 쓰면 바로 첨삭해주고, 교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업을 더 정교하게 만든다.

“AI가 없다”는 말은 이제 그만 멈추자. 오히려 이렇게까지 AI가 들어간 교과서는, 지금까지 없었다.

유은규 기자 ekyo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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