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아비뇽이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판타스틱 월드’

'베를린 장벽의 벽화 화가'로 알려진 독일의 짐 아비뇽이 어린이를 위한 '판타스틱 월드'를 용인에서 선보이고 있다.
용인문화재단은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다음 달 17일까지 기획전시 '짐 아비뇽- 판타스틱 월드'를 개최한다.
독일의 1세대 팝아티스트인 짐 아비뇽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로 '세상에서 가장 그림을 빨리 그리는 작가', '날카롭고 익살스러운 풍자의 천재'라는 수식어로 알려져 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표출하는 그의 작품은 캔버스 대신 벽과 종이 위에 주로 구현되며 비판과 냉소를 넘어 공감과 따뜻한 시선을 드러낸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전시는 짐 아비뇽의 통통 튀는 색감,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여러 오락거리로 채워진 콘텐츠를 선보인다.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Barefoot'은 작가의 자화상으로 짐 아비뇽의 정체성이 담겨있다. 지도 위를 맨발로 걷고 있는 모습에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어디서든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자유로운 삶을 살펴볼 수 있다.

'The roaring nineties'는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1990년대를 맞이한 상황을 그려낸 작품이다. 화면 하단에 아무렇게나 높여진 사물들과 자유로운 복장으로 가운데서 물구나무를 선 여인, 술과 담배로 환희와 향락을 즐기는 인물들은 당시의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환경 문제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City without cars'는 작가가 자신의 중요 테마라고 밝힌 도시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사물의 의인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표현한 작품은 환경에 대한 관점을 환기시킨다.
베를린의 랜드마크인 'TV타워'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과 가방을 들고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집의 형상에서는 고정관념을 깬 묘사를 느껴볼 수 있으며, 휴지처럼 말려있는 도로와 안경으로 변한 자전거에서는 기존 상식을 탈피하고자 하는 작가의 감각이 드러난다.
현대 사회와 현상에 대해서 풀어낸 작품들도 눈에 띈다. 'body of work'는 현대인이 살아가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꼰 작품이다. 인물의 양다리에 적힌 'REGRESS(후퇴)'와 'PROGRESS(진보)'는 후퇴와 진보를 반복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피와 눈물을 담은 노력이 결국 돈으로 귀결되는 현대인의 삶을 표현한다.
어린이가 직접 참여하며 작품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체험형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손바닥으로 장치를 누르면 소리와 함께 불빛이 일어나는 'SUPERAPP (CHECK YOUR APP)',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외부에서 본 나'를 골라주는 'THE PERFECT MATCH', 발을 굴러 내 자존감 지표를 높일 수 있는 'How big is your ego'는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어린이들이 작가의 예술관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시도한 작품들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짐 아비뇽의 'Country Burger'를 오마주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체험 연령은 2013~19년생 어린이이다. 연령 미준수 시 참여가 불가하다.
용인문화재단 관계자는 "여름방학, 휴가철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들이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며 "작품의 의미를 모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사회를 향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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