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내 집이 위험하다”…‘멀티탭·침대’ 화재 키우는 ‘일상 속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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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일상 속 흔히 사용하는 전자제품과 가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피해를 키우는 '숨은 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계절적 특성과 함께 멀티탭 과열, 난연 처리되지 않은 침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주택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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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일상 속 흔히 사용하는 전자제품과 가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피해를 키우는 ‘숨은 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계절적 특성과 함께 멀티탭 과열, 난연 처리되지 않은 침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주택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에어컨과 연결된 멀티탭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에서도 콘센트에 연결된 2구 멀티탭에 에어컨과 실외기가 동시에 연결돼 있었고, 전선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사고로 어린이들이 숨지는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고전력이 필요한 가전제품을 멀티탭에 동시에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허용 전류량이 높은 멀티탭을 사용하더라도 멀티탭 전체 용량의 80% 이하로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기적 과부하 외에도 건축물 자체의 안전설비 미비가 화재 피해를 키운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1990년 이후 건축된 16층 이상 아파트부터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으며, 이후 2005년에는 11층 이상, 2018년부터는 6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다만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 등에는 여전히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총 1만4112건이며, 이 중 여름철(6~8월)에만 4018건(28.5%)이 발생해 계절적 위험성도 확인됐다.
가구의 화재 확산 속도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7월에는 에어컨 누전으로 시작된 화재가 난연 처리가 되지 않은 침대로 옮겨붙으며, 다수의 사망자를 낸 참사로 이어졌다. 한국방재학회 연구에 따르면 매트리스는 TV보다 490배, 나무 재질 책상보다 230배 더 빠르게 불길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호텔 역시 2003년 건축돼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화재 사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과 제도적 미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관련 부처는 노후 건축물의 소방설비 점검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스프링클러의 소급 설치나 관련 법령의 실질적인 강화는 여전히 논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구에 대한 난연 기준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현재 숙박시설에서는 커튼, 카펫, 벽지 등에 대해서는 방염 처리가 의무화돼 있지만, 침대·소파·의자 등의 가구에는 별도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반면 유흥주점 내 소파는 법적으로 방염 처리가 의무화돼 있어 시설 유형에 따라 안전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는 곳은 시몬스침대 한 곳뿐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정용 매트리스를 포함해 숙박시설용 제품까지 난연 기준을 의무화하고 있어 대부분의 기업이 난연 매트리스를 제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화재안전에 있어 국제 기준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의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확대와 난연 제품 기준 강화는 화재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입법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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