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지켜봐 주세요!” 김보배, 프로 2년 차의 오프시즌이 이렇게 뜨거울 줄이야

원주/정다윤 2025. 7.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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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원주/정다윤 인터넷기자] DB 2년 차 신인 김보배(22, 202cm)가 다음 시즌을 예열하고 있었다.

16일 원주 DB가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한창 새 칼을 갈며 팀 훈련에 몰입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짧은 숨 고르기만 허락됐을 뿐 프로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소집 후 4주째, DB는 체력 강화와 팀 훈련을 동시에 이어가며 땀방울을 쏟고 있다.

김보배는 2024 KB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DB의 새 식구가 됐다. 데뷔와 동시에 숨 가쁜 일정 속에서 정신없이 달려온 그의 첫 오프시즌은 낯설면서도 달콤했다.

김보배는 “농구하면서 이렇게 긴 휴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 막상 두 달 쉬니까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웃음). 본가가 전주라 내려가서 훈련도 하고, 서울에서 친구도 만나면서 시간도 보냈다. 가평 가서 물놀이도 하고 베트남 여행도 처음으로 가봤다. 베트남에서는 그냥 먹기만 했다. 과일도 엄청 먹고… 진짜 먹는 거 위주로만 했다”며 전했다.

그러나 짧은 휴식은 곧 끝났다. 팀으로 복귀하자마자 기다린 건 강도 높은 체력훈련이었다. 더 이상 대학 무대가 아닌 프로라는 냉정한 생존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김보배는 “4주 동안 체력운동 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더라. 산도 뛰고 계속 뛰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강하게 했다. 힘들긴 한데 4주 동안 잘 견뎌내니까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 확실히 프로는 더 체계적이면서 운동량도 많고 강도가 세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서킷도 돌고 오후엔 체육관에서 훈련하는데 매일 내용이 다르다. 이런 게 아마추어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며 말했다.

눈에 띄는 기록이나 하이라이트보다 더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아가는 작은 습관들이었다. 묵묵히 반복되는 훈련 속에서 그는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김보배는 “훈련 중에 셔틀런 147개로 뛴 날이 있었는데 한 번 2등한 적 있다. 다른 형들 다 제치고 (박)인웅이 형 다음으로 2등했다. 인웅이 형이 컨디션 안 좋으면 1등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그날도 형들 컨디션이 다 안 좋았고 나만 컨디션이 좋았던 것도 있다(웃음)”며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 시즌 17경기에서 평균 9분 14초 동안 3.2점과 2.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짧은 출전에도 경기의 흐름을 틀어버리는 강렬한 덩크슛으로 존재감을 남겼고, 중요한 순간에는 리바운드로 팀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 비록 아쉬움이 스친 시즌이었지만 그 감정을 연료 삼아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을 갈고닦고 있다.

그는 화려한 조명보다는 그 뒤편을 더 중시했다. 빠른 적응을 위해 전술과 패턴을 되새기며 이해를 넓히고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거라며 당차게 말했다.

“출전 기회는 많이 얻었지만, 한두 경기 말고는 궂은일이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아쉽다. 전술적으로 아직 익히지 못한 게 많아서 오프시즌에 공부를 더 많이 하고 몸에 익혀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어 “입단 당시에 형들도 너무 많고, 전술도 어렵고 복잡한 게 많아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없지만 (이)관희 형이 원정 룸메이트여서 원정 생활도 잘 알려주셨고, 같은 포지션인 (서)민수 형이나 (정)효근이 형이 움직임 같은 걸 많이 알려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덧붙였다.

그런 와중에 팀에는 새로운 숨결이 스며들었다. 베테랑 이정현이 FA(자유계약선수)로 합류하며 팀의 중심이 더욱 단단해졌고, 최근 진행된 봉사활동은 서로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계기가 됐다. 무려 16살 차이가 나는 맏형과 막내가 한 조가 되어 나눈 시간이라니, 깊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김보배는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정현이 형이 워낙 편하게 잘 대해줘서 생활하면서 전혀 불편한 게 없었다. 정현이 형도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봉사활동할 때도 먼저 솔선수범하면서 짐도 들어주고 챙겨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다른 직원분들도 너무 열심히 도와주셔서 든든했다”며 말했다.

고등학생 시절 이후 오랜만에 한 봉사활동은 그에게도 묘한 울림을 남겼다. “사실 고등학생 때 연탄 봉사 이후로는 처음이다. 봉사활동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어려운 형편에 거주하시는 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플 때도 있다. 도와드릴 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함과 뿌듯함이 같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DB에는 동기이자 같은 나이인 백승엽도 있다. 둘이 막내로서 함께 맞춰가며 적응해 나가고 있다.

“두 명이니까 맞춰야 해서 그런 대화를 많이 한다. 시키는 건 잘 하고 급한 일이 있으면 연락해서 빨리 처리한다. 짐 들 일이 있으면 우리끼리 얘기도 한다”며, 막내 탈출을 빨리 하고 싶냐고 묻자 “그래도 할 만하지만 평생 막내는 하고 싶지 않다(웃음)”고 덧붙였다.

DB는 전지훈련을 위해 추후 필리핀과 일본으로 떠난다. 프로 첫 전지훈련, 그의 기대는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김보배는 “필리핀보다 일본이 더 기대된다. 대학교 3학년 때 필리핀 마닐라에 갔는데 너무 덥고 시설도 좋지 않아서 힘들었다. 일본은 맛있는 것도 많고 시설도 좋지 않나. 농구하기 좋은 곳이라 기대가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DB에게 이번 오프시즌은 더 간절하다. 지난 시즌 안야 정관장과 단두대 매치에서 패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쳤기에, 다시는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이를 갈고 있다. 신인들에게도 이 시간은 팀에 녹아드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다.

김보배는 담담하지만 분명한 각오를 전했다. “지난 시즌보다 많이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으니까 이번엔 꼭 진출해서 우승까지 닿는 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예쁘게 잘 지켜봐 달라(웃음).”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김보배. 차곡차곡 쌓인 그의 땀방울은 오프시즌을 성장의 시간으로 바꾸고 있다. 그 결실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피워낼지 기대가 더 커진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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