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무인戰 시대”… 3만t급 게임체인저 ‘드론 항모’ 띄운다[Who, What, Why]
해군총장 “유·무인 전투단 구상”
中·日 항모에 대응 필요성 커져
HD현대중 ‘AI 드론항모’ 박차
10대 미만 무인기 탑재 경항모
한화오션 ‘유·무인 지휘통제함’
대형수송함에 무인체계 결합

글·사진 = 정충신 선임기자
드론이 현대전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공격 드론 등을 탑재한 유·무인 전력지휘함인 이른바 ‘드론 항공모함’이 급부상하고 있다. ‘제1차 세계드론전쟁’으로 불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적진 심장부를 정밀타격하는 저비용·고효율의 공격 드론이 전쟁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면서 미래전의 ‘게임 체인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도 숙원사업인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개발 사업과 관련해 고비용의 중형 유인 항모 대신 저비용·고효율의 ‘한국형 유·무인 경항모’ 개발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첫 공개 된 해군의 ‘드론 항공모함’…2030년대까지 3만t급 건조 계획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8일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형 유·무인 전력 탑재 항공모함 건조와 무인 해양전력 건설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국회 세미나에서 “미래에 유·무인 전력을 통합한 유·무인 전투체계를 기반으로 해양전투단을 구성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며 드론 항모 구상을 공개했다.
이날 유 의원이 공개한 해군의 ‘다목적 유·무인 전력지휘함 확보계획’은 2030년대 후반까지 3만t급 ‘드론 항공모함(다목적 유·무인 전력지휘함·MuM-T Carrier)’ 확보를 추진하고, 1만40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마라도함은 유·무인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뼈대다. 전력지휘함 건조비용은 약 2조 원 중후반대(탑재 유·무인 전력 비용 별도)로, 함 설계 및 건조에 약 1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휘함으로는 유·무인 항공기 탑재가 가능한 항공모함(드론 항모)과 독도함, 마라도함 등 3척이 우선 도입된다. 기동함대 예하 3개의 기동부대(구축함)와 기타 잠수함 등으로 유·무인 전력을 편성한다는 복안이다. 해군은 해양통제, 강습상륙작전 등 임무에 따라 3개의 ‘유·무인 해양전투단(MuM-T Battle Group)’ 또는 ‘유·무인 강습상륙단(MuM-T Assault Group)’으로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해군수장이 다목적 유·무인 전력지휘함 확보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세부 내용을 대외에 처음 공개한 것이다.
새로 건조될 다목적 유·무인 전력지휘함을 비롯해 독도함과 마라도함 등 총 3척을 지휘함으로 두고 각 지휘함에 구축함·잠수함과 항공전력, 수상정, 잠수정 등을 붙여 해양 우세 달성을 위한 해양전투단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강습상륙단의 경우 각 지휘함과 구축함·잠수함에 무인기, 상륙기동헬기, 공격헬기, 고속상륙정, 상륙돌격장갑차 등을 함께 배치해 입체 고속 상륙작전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HD현대중공업 ‘AI 드론 항모’·한화오션 ‘유·무인체계 지휘통제함’ 설계 속도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28∼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에서 미래형 무인전력모함인 인공지능(AI) 드론 항공모함 개념을 적용한 ‘HCX-23 플러스’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이 무인전력모함은 배수량 1만5000∼3만2000t급 경항모 크기로 고정익 무인기(드론) 10대 미만, 무인수상정(USV)을 탑재한 드론 경항모다. 비행갑판은 복층 구조로, 1층은 전기를 이용하는 전자기식 사출기로 드론을 띄운다. 2층은 어레스트 훅으로 불리는 강제 착함장치로 드론을 갑판에 착륙시킨다. 2층 비행갑판은 스키 점프대를 설치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기존 항모의 핵심인 함교(艦橋·갑판 위 조종실과 관제탑이 합쳐진 구조물)를 아예 없애고, 대신 안쪽에 AI 명령과 제어 시스템을 넣은 점이다.
이 함정은 감시, 전자전, 하늘 막기, 빠른 대응 공격 임무 등 여러 분야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I 물류와 임무 계획 시스템을 넣어 사람의 감독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실시간 전장 적응이 가능하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공개가 동북아시아와 다른 지역의 21세기 전투 요구에 맞춘 무인 해군 함정 설계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한화오션도 경항모와 비슷한 외형의 유·무인체계 지휘통제함 모형을 선보였다. 배수량 4만2000t으로 독도급 대형수송함에 무인체계를 결합한 개념으로, 주갑판 옆 경사갑판이 눈에 띈다. 해병대 상륙기동·공격헬기와 중고도 고정익 무인정찰기, 드론,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 고속상륙정, 상륙장갑차, 전차, 트럭 등을 탑재한다. 실제로 해군은 지난해 11월 미군과 협력해 독도함에서 미국의 대형 무인기 ‘모하비’의 이륙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무인기와 드론 함정 개발도 진행 중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제너럴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과 협력해 비행갑판을 갖춘 대형 함정에서 운용 가능한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시스템은 무인 함정 시제품을 만들어 지난달 시연에 나서기도 했다.
◇동북아 ‘항모 확보 전쟁’ 속 한국형 드론 항모 필요 목소리 =해군본부 기참부장을 지낸 천정수 HD현대중 전무는 최근 세미나에서 발표한 ‘해상 항공력의 유용성과 한국형 항공모함 건조 방향’ 보고서에서 동북아 해양 전략에서 드론 항모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 전무는 “드론 경항모를 우선 획득하고, 우리 항모 건조능력을 고려해 중대형 항모 획득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그동안 해군이 추진해온 ‘한국형 항모’ 사업은 2022년 약 2조300억 원을 들여 기본설계에 착수하고 핵심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국방예산에 반영되지 못해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항모탑재용 수직이착륙 F-35B 전투기 사업도 공군 차기전투기 F-35A 20대 획득으로 전환됐다.
동북아 항모 확보 경쟁이 가열되는 점도 드론 항모 우선 개발 필요성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6만7000∼8만600t급 항모 3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최소 4개 항모전단을 구축, 총 6척 확보가 목표다. 일본은 이즈모·가가함 등 2만7000t급 호위함 개조 경항모 2척을 보유 중이며, 7만t급 중항모 건조 논의를 진행 중이다. 북한 역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3000t급 신형잠수함과 강건함·최현함 등 5000t급 최신예 구축함을 공개했다. 유 의원은 “다수의 무인기를 운용하는 항모 전력플랫폼 등 무인체계를 활용한 한국형 항모 개발 및 해상 무인항공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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