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지아 투병, 뒤늦게 알아…'살롱' 정영주 "말릴 수 없었다"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정영주가 '살롱 드 홈즈'에 함께 출연한 고 박지아를 떠올리며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마이데일리는 15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ENA 드라마 '살롱 드 홈즈' 종영을 앞둔 정영주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살롱 드 홈즈'는 광선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여성 네 명이 일상 속 아파트 빌런을 응징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정영주는 극 중 '테토녀'(테스토스테론 넘치는 여자)로 불린 추경자 캐릭터에 대해 "평소 제 모습과 가까운 것 같다. 이번에 '테토녀'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됐는데, 이 나이쯤이면 남성호르몬이 나올 시기 아닌가. 박력 있고 유쾌한 역할을 많이 해와서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애교 부리거나 수갑으로 하트를 만드는 장면은 정신수양이 좀 필요했다"고 웃어 보였다.
실제 성격에 대해선 "외강내유다. 여리고 눈물도 많다. 주변에서는 절 극F(감정형)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갱년기 증상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신체적으로 갱년기가 왔고, 정서적으로도 한 번 훅 밀려왔다. 이 나이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너무 아프게 받아들이기보다 사춘기처럼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시기라 생각하면 조금 편해진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갱년기 변성기' 진단을 받았다는 그는 "사진상으로는 이상이 없는데 노래할 때 소리가 안 나올 때가 있었다. 목을 써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비인후과를 꾸준히 다닌다. 공연, 내레이션도 해야 하고, 최종 꿈은 라디오 DJ라서 목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다. 모두가 겪는 건 아니라지만, 나는 갱년기 변성기를 꽤 요란하게 앓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중반, 정영주는 함께 작품에 출연한 고 박지아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너무 속상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했던 사람이다.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도 끝까지 해내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더 말릴 수 없었던 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춘천에서 초여름 땡볕 아래에서 촬영하고 있었는데, 박지아 배우는 그저 '잠을 못 잤다'고만 했다. 뇌경색 투병 중이었단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우리가 말려야 했나 고민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본인 결정을 누가 말릴 수 있겠나. 연기를 거창한 숙명처럼 여기진 않지만, 한 번 시작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완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배우는 대체할 수 없는 존재다. 박지아도 그런 마음으로 촬영을 강행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박지아가 그린 최선자 캐릭터에 대해 "너무 독특했고 완벽했다. 누구도 왈가왈부할 수 없을 만큼 퍼펙트했다"며 "분장, 헤어, 의상까지 모두 감탄했다. 박지아는 개인 소장품까지 챙겨 올 정도로 준비를 많이 했다. 늘 고민했고, 늘 연기에 몰입해 있었다. '살살하라'고 해도 멈출 수 없는 게 배우다"라고 존중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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