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웹 몬스터 헌터스, ‘전독시’ [한현정의 직구리뷰]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이하 ‘전독시’)은 웹소설계의 레전드이자, 1억 뷰를 돌파한 초대형 IP ‘전지적 독자 시점’을 원작으로 한다.
평범한 직장인 ‘김독자’(안효섭)라는 인물이 자신만 끝까지 읽은 웹소설의 내용대로 현실이 바뀌는 순간, 오직 그만 알고 있는 설정과 전개를 무기로 멸망한 세계를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한국형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란 장르에 오롯이 집중한, 작정하고 즐기기에 딱 좋은 고퀄리티 킬링타임용 무비로 완성됐다.
시리즈를 염두하고 제작된 영화는 관계성도 서사도 이제 막 형성된 단계에서 끝난다는 점에서 ‘프롤로그형’ 블록버스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그런데도 재밌다.
방대한 세계관은 우려보다 훨씬 쉽고 간결하게 정돈됐고, CG 퀄리티는 기대 이상이며, 배우들의 싱크로율과 몰입감도 상당히 괜찮다.

마치 게임 속 참가자 된 듯한 체험형 구성과, 도시 괴수물에서 튀어나온 듯한 위기 알림창 스타일의 연출도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배우들의 캐스팅, 앙상블도 좋다.
중심축인 안효섭은 주인공 ‘김독자’의 변주를 흥미롭게 설계하고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재능 부자’ 나나는 비주얼부터 액션까지 만능캐로 열일한다. 그녀의 등장으로 작품의 공기가 한층 세련되게 느껴질만큼 가장 반짝이는 보석이다. 이민호는 이야기 속 주인공 ‘유중혁’의 피지컬을 ‘만찢’ 수준으로 구현했고, 막둥이 권은성은 러블리 치트키다. 여기에 채수빈, 신승호 등이 조화롭게 팀플레이를 이룬다.

팬이라면 반가울 수 있겠지만, 현실은 조금 냉정하다. 비주얼만큼은 캐릭터와 어울렸지만, 발성·발음은 어설펐다.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몰입이 깨져버린다. (이 작품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들 가운데 지수의 연기력 평가 만큼은 사실이었다.)
다행히 분량은 적고 캐릭터 자체가 강렬해 치명적 손해까진 아니다. 애초에 판타지 장르이고, 무엇보다 그래도 지수여서 어느 정도는 ‘용서’는 된다. 그럼에도 배우로서의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원작과의 간극은 물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작품만의 미학을 깰 정도는 아니다. 원작의 100% 복사만이 이 작품의 목표는 아니니까.
원작 팬들이라면 반가움과 동시에 “이걸 왜 뺐지?” 싶은 장면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영상화’라는 방식에 최적화된 재해석을 뽐낸다.
방대한 설정을 2시간 내로 옮겨오기 위해 절묘하게 끊고 압축한 이러한 선택은, 일반 관객에겐 오히려 더 높은 몰입감을 줄 수도 있다. 게다가 후속편을 위한 ‘판 깔기’라면, 더욱 더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다.
완결형이 아닌 시작형 콘텐츠란 점에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 실사화’라는 무거운 숙제를 감안해도, 이 정도의 퀄리티엔 박수를 보낼만 하다. CG, 세계관, 배우들의 밸런스가 좋고, 비입문자도 즐길 수 있는 판타지 액션으로 여름 극장가에 착 붙는다.
“예상보다 괜찮았다”는 말은 다소 박할 정도로, ‘꽤 잘 만든 상업 장르물’의 표준에 가깝다. 극장에서 보는 재미가 충분하고, 이어질 세계관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이 정도 판타지를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게 반갑다. 과도하게 원작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추신, 지수...다음 편도 나올거라면 발음 연습 좀 부탁해요.
오는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7분.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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