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밸리’ 성남시, 법인지방소득세 284억 급증 ‘역주행’…지방재정 부익부 빈익빈 [오상도의 경기유랑]
2793억 납부, 지방세 목표액 37.5%…기업 실적 회복세 뚜렷
지방재정은 여전히 양극화…재정 격차 완화책 큰 효과 없는 듯
국가산단 낀 비수도권 지자체에선 법인 수 늘지만 법인세는 급감
지방재정의 ‘부익부 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가중되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의 올해 법인지방소득세가 지난해보다 284억원 더 걷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기침체 탓에 대다수 지방자치단체가 세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지만, 이른바 ‘판교 밸리’를 품은 성남시는 역주행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법인지방소득세는 말 그대로 법인이 지자체에 납부하는 지방소득세입니다. 중앙정부에 내는 국세인 법인세와 별도로 매년 지자체에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전액 시·군의 자체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15일 성남시에 따르면 올해 시에 신고·납부된 법인지방소득세는 지난해 2509억원보다 11.3% 증가한 279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성남시 전체 지방소득세 목표액의 37.5%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통상 법인세액의 10%로 산정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과세 표준 등을 근거로 계산되는데 법인 의료기관 등 다양한 업종에 부과됩니다.

201위부터 집계된 기업들의 납부 금액도 전년 대비 147억원 늘었습니다. 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전반의 경영 실적 개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판교 밸리에 둥지를 튼 IT·게임 기업들의 성장세가 세수 증가에 기여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시 입장에선 지역경제 회복의 청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시는 세제 혜택 확대와 기업 맞춤형 지원, 협업체계 강화 등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에 지속해서 힘쓸 방침이라고 합니다.
성남시 관계자는 “법인지방소득세 증가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성남시와 달리 대다수 지자체의 지방세 수입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경제가 지난해 불거진 계엄·탄핵 사태와 외부 환경 변화 등에 휘말리면서 여진이 이어지는 것이죠. 부동산 경기침체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도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전국의 국가산업단지 등 현황 분석을 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산단 35곳 가운데 10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 중 미분양 단지의 평균 미분양률은 43%에 이른다는 게 경실련의 판단이죠.
경실련은 “최근 5년간 국가산단 내 법인 수가 3000곳가량 증가했음에도 지방법인세 총액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산단 확대마저 지역경제 활성화나 세수 확대를 뜻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경기불황 여파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방세 규모는 곧 해당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를 결정하는 요인입니다. 이미 지자체들은 ‘알짜’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지자체가 기업을 경쟁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만들자는 뜻이겠죠.
행정안전부(옛 행정자치부) 역시 2016년 이후 시·군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지자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듯 보입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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