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5년 당원… 탈당하고 싶은 마음 굴뚝” 냉혹한 대구 민심 [르포]
당 지지율 추락 속 핵심 지지층도 외면
제1야당 역할 못하고 ‘식물정당’ 우려
“탈당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아이가
골목대장 수준 尹 데려와서 보수 망쳐
尹과 확실히 절연하고 새롭게 변해야
당 풍비박산 직전… 개혁할 대표 필요”
14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금은방 주인 김모(61)씨는 ‘국민의힘 당원이시냐’고 묻는 기자에게 30분 넘게 당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씨는 “혁신과 인적 쇄신 모두 필요하다”며 “왜 등 떠밀려 나가기 전에 스스로 물러난다고 책임지는 인간이 없냐”는 답답함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 민심이 냉랭하게 돌아서고 있다. 이날 ‘보수의 심장’ 대구 서문시장과 관문시장을 돌며 만난 시민들과 국민의힘 당원들은 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에 빠진 채 내분만 이어가는 당을 두고 “꼴 보기 싫다”고 입모아 비판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이제 확실히 절연할 때”라고도 했다.

대구에서도 국민의힘을 향해 “당을 새로 만든 수준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강도 높은 혁신과 인적 쇄신 요구가 빗발쳤다.

대구 남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재현(43)씨는 “탄핵 공방이 너무 지겹다”며 “윤석열 얘기는 어차피 도돌이표 아니냐.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윤석열이 대구, 보수의 상징적 인물도 아닌데 그 사람 지키겠다는 걸 이렇게 길게 끌 일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관문시장에서 수선집을 운영하는 김모(77)씨도 “요즘 세월에 계엄을 선포하는 건 나보다도 머리가 안 좋은 거 아니냐”며 “(윤 전 대통령은) 골목대장 수준이지 국가 지도자감이 아닌데 (외부에서) 데려와 가지고는 보수를 망쳤다”고 언성을 높였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요새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주장에 이의가 있는 당원들을 만나보기는 어렵다”며 “‘윤어게인’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우리 당원이 맞는지가 의문이 들 정도”라고 했다.
‘탄핵 공방’만큼이나 당 내부 분열에 대한 강한 염증도 느껴졌다. 택시기사 이모(68)씨는 “당이 망한 가장 큰 이유가 집안싸움”이라며 “당이 풍비박산 나기 일보 직전인데 아직도 단합을 못 하는 걸 보면 답답해 미치겠다”고 했다.
당원들은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당대표로 이 같은 염증을 한 번에 도려낼 “개혁이 가능한 인물”을 원했다. 차진(57)씨는 “서울 사람들이 보기에도 ‘국민의힘 변했네’라는 충격을 줄 수 있는 인물이 당대표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금 말 나오는 당대표 후보군은 사실 다 지겹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권주자로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강한 당대표’를 원하는 열망도 컸다. ‘윤희숙 혁신위’가 내놓은 당대표 단일지도체제 혁신안에 대한 생각을 묻자 호평이 이어졌다. 당대표의 덕목으로는 “이재명 대통령과 일대일로 맞서 밀리지 않는 전투력”, “자기를 희생할 줄 알고 손해 볼 줄 아는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당을 이끄는 추진력” 등이 꼽혔다. 다만 그런 덕목을 가진 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따라붙었다.

이는 ‘정치 혐오’와 무기력증으로 이어진 듯했다. 시장과 길거리에서 마주친 이들에 인터뷰를 요청하면 “요새 티비(TV) 안 본다”며 손사래를 치기 일쑤였다. 정삼표(67)씨는 “전과 4범에 도덕성이 너무 낮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두고 사는 게 자존심이 상하고 걱정되는데 바라만 봐야 하니 뉴스를 보고 싶겠나”며 고개를 저었다. 정씨는 “나나 주변이나 여론조사 전화 오면 끊어버린다”고 했다.
그러나 대구 시민들은 “정치 얘기 하기 싫다”며 돌아서면서도 “나라가 잘 돼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유권자로 참여한 모든 선거에서 보수 정당에 표를 줬다는 남성복 가게 주인 이모(80)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윤석열 구치소 냅두면 안된다 카는거는 썩은 민심이다. 국회의원들이 이런 말 들어서 뭐하노. 대구 민심만 들을 게 아이고 나라가 잘될 민심이 뭔지를 고민하고 들으라 캐라.”
대구=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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