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축산] 3대 경영을 넘어 100년 목장을 꿈꾼다 | 월간축산

김수민 2025. 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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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목장·그 남자의 치즈가게 전상용·전성권 대표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7월호 기사입니다.

강원 철원의 <산업목장>이 유가공 제품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아들 전성권 대표가 운영하는 <그 남자의 치즈가게>가 ‘2025 대한민국 소비자 만족 대상’ 식품 부문에서 수상해서였다. 국내 최고의 자연치즈 생산으로 인정받은 어머니 손영숙 씨의 뒤를 이은 유가공기술로 호평을 얻은 것이다.
강원 철원군 동송읍에서 착유우 50마리를 포함해 150마리의 젖소를 키우는 <산업목장>. 58년 전인 1967년 전상용 대표의 아버지가 산양 7마리를 들여온 것이 <산업목장>의 시작이었다. 이후 1975년 젖소 2마리로 낙농업에 발을 들이게 됐고 당일 짠 우유를 온 가족이 관내 지역으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목장을 운영했다.

그러다 목장을 이어받은 전 대표의 형인 장남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장남의 큰 아들이자 전 대표의 조카가 목장을 이어받았지만 너무 젊은 나이였기에 목장을 오롯이 이끌어가는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가족회의 끝에 1994년 전 대표가 목장 경영을 맡았다.

<산업목장> 전상용 대표와 어머니 손영숙 씨(왼쪽 첫 번째와 두 번째), <그 남자의 치즈가게> 전성권 대표와 아내 송혜은 씨(오른쪽 첫 번째와 두 번째), 큰딸 전설 양.

당시 인공수정사로 활동하던 전 대표는 개량을 통해 우군을 확보하고 개체별 사양관리로 유질을 개선해 나갔다. 전 대표가 개량과 완전배합사료(TMR) 생산에 전념하자 목장 관리를 담당하던 부인 손영숙 씨도 유가공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목장 경영에 합류한 아들 전성권 대표와 함께 본격적으로 치즈와 요구르트 생산에 나서며 <산업목장>을 6차 산업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현재 <산업목장>은 1A 등급의 고품질 원유를 30년 가까이 서울우유에 1.2t가량 납유하고 있다. 인공수정사인 전 대표의 개량기술을 토대로 유량은 물론 유질까지 탄탄한 우량 우군을 확보했다. 일찍부터 목장의 차별화와 고품질 유가공을 염두에 두고 ‘A2’와 <저지> 혈통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1A 등급을 유지하는 <산업목장>의 핵심 기술은 자가 TMR을 기반으로 한 개체별 맞춤 관리다. 송아지는 초유 급여 후 철분과 셀레늄 등 첨가제를 적극 활용해 면역력을 높여주고 생균제 급여와 정기적인 우방 소독을 통해 설사 발생을 최소화한다. 개체별로 수시로 체온 측정을 실시해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도 건강한 송아지를 키우는 노하우다.

“건강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
육성기에는 단백질과 에너지 균형을 맞춘 육성용 TMR을 급여한다. 건유기에는 전용 사료 급여와 함께 미네랄 급여, 비타민A·D·E 강화를 통해 분만 후 발생할 수 있는 대사성 질병을 예방하고 있다. ‘건강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는 전 대표의 신념에 따라 건강한 젖소를 키우기 위해 사양관리는 물론 환경 관리와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소 결핵병 청정 목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강원도로부터 아름다운 농장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개량과 TMR 생산에 바쁜 남편을 대신해 목장을 관리하던 어머니 손 씨는 우연히 목장형 유가공에 관심을 갖게 됐고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하는 치즈 교육 수료를 시작으로 각종 교육을 이수하며 치즈 생산기술을 쌓았다. 손 씨가 생산한 치즈는 특유의 깊은 맛과 향이 특징으로 2016년 국립축산과학원이 주관한 제16회 목장형 자연치즈 경연대회에서 하우다치즈(고다치즈)로 대상을, 다음 해에도 은상을 수상했다.

어머니 손영숙 씨가 생산한 하우다치즈(고다치즈)는 목장형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16회 대상에 이어 17회 은상을 수상했다.

그 무렵 유가공 외에도 <산업목장>에 또 다른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던 아들 전성권 대표가 목장에 합류한 것이다. 원래 건축을 전공했던 전성권 대표는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궂은일을 도맡다 보니 결국 허리 디스크로 요양보호사의 꿈을 접게 됐다.

수술 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고향에 돌아와 부모님의 목장 일을 거들며 <산업목장>을 다시 보게 됐다는 전성권 대표. 하지만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목장 일을 돕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치즈를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유가공으로 관심을 돌려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 축산식품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건국대학교에 편입해 낙농과 유가공의 기초를 쌓았다.

전성권 대표는 <산업목장> 바로 건너편 건물을 개조해 유가공장을 설립하고 2016년 <그 남자의 치즈가게>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주로 수제 자연치즈를 만들었다. 그래서 이름도 치즈가게라고 지은 것. 전성권 대표의 기술에 어머니의 노하우가 더해져 만들어진 하우다·카망베르 등 숙성 치즈들은 손이 많이 가지만 특유의 깊은 맛과 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선한 원유로 건강한 요구르트 생산
하지만 우유 100㎏당 치즈 10㎏ 정도만 생산되는 낮은 수율과 수개월에 걸친 숙성 기간으로 회전율이 낮았다. 더구나 초기 자본이 부족했던 탓에 브랜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그 남자의 치즈가게>는 치즈가 아닌 요구르트 생산에 눈을 돌리게 됐다.
최근 유가공 제품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체험장을 마련했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산업목장>에서 당일 착유한 건강하고 신선한 원유와 4종의 유산균, 그리고 소량의 설탕(4%)만으로 건강한 요구르트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위생검사를 나온 공무원이 먹어보자마자 좋은 균을 쓴다고 칭찬했을 만큼 수십 가지의 유산균을 직접 테스트해 가장 깔끔한 맛을 내는 조합을 완성했다. HACCP 인증을 받은 유가공장에서 하루 150ℓ의 소량만 생산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품질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 남자의 치즈가게>는 초창기 플리마켓과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제품 홍보에 나섰다. 현장에서 제품을 맛본 소비자는 단골로 이어졌다. 하지만 곧이어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중단되면서 온라인 판매로 전환해 현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능성·반려동물용 제품으로 차별화
<산업목장>과 <그 남자의 치즈가게>는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식품 관련 교사 출신인 아내 송혜은 씨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부터 <그 남자의 치즈가게>는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해 나가고 있다.

우선 반려동물용 제품 생산을 위해 <멍치즈> 브랜드를 등록하고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요구르트와 치즈 제품 생산을 위해 서울대학교 수의학과와 협력해 수의학적 안전성 검토 및 기능성 균주 선정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펫 전용 요구르트 제품과 리코타·코티지 치즈를 이용한 반려동물용 치즈 제품, 동결건조 간식 제품 등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그 남자의 치즈가게>에서 생산한 요구르트 제품.

또 요구르트에도 기능성을 더해 차별화된 목장형 유가공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토종 유산균 개발에 성공했다. 축산과학원은 국내에서 생산된 우유에서 토종 유산균 락티카제이바실루스 카제이를 분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뇌 기능이 떨어져 일어나는 질환으로 락티카제이바실루스 카제이가 뇌 속에 쌓이는 베타아밀로이드를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남자의 치즈가게>는 축산과학원이 개발한 토종 유산균을 이용해 기능성 요구르트 제품 생산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그 남자의 치즈가게>에서 만든 제품은 물론 인근 지역의 유제품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업목장>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해 지역을 대표하는 6차 산업 모델로 도약할 계획이다.

“온 가족이 함께 경영하는 <산업목장>이 어느덧 3대 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를 이어 100년 목장, 100년 가게로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글 김수민 | 사진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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