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그랜빌 아일랜드

이정혁 기자 2025. 7. 16.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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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밴쿠버의 '핫 플레이스'를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주택 구매 비율이 생각보다 낮다며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차이나 머니 공습에 대한 반감은 아직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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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그랜빌 아일랜드/사진제공=City of Vancouver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밴쿠버의 '핫 플레이스'를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낙후된 공장 밀집 지대를 현지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언뜻 서울 성수동이나 문래동과 비슷하다.

특히 펄스 강에 정박한 수십 여대의 요트와 함께 어우러진 스카이라인(대부분 콘도)은 야경 명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지난 2019년 이곳을 찾았을 때 만난 지인은 "화려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빈집이 꽤 될 것"이라면서 "공실 아닌 공실"이라고 했다.

인제 와서 보면 당시 밴쿠버는 외국인 부동산 투기가 정점을 찍은 직후였다. 내셔널 뱅크 오브 캐나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주택 구입자의 3분1이 중국인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콘도 아파트 등 각종 주택을 사들이고 사실상 빈집 상태로 방치한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밴쿠버시는 이를 겨냥해 공시지가의 3%에 달하는 '빈집세'(EHT·Empty Homes Tax)를 도입했으나 현지 집값은 이미 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은 상태였다.

실제 2016년 2월 밴쿠버에서 거래된 단독주택의 평균 가격은 180만 캐나다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무려 37% 오른 액수다. 이듬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정부는 외국인 대상 특별 부동산 취득세 15%를 부과하기 시작한 데 이어 2018년에는 20%로 크게 올렸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2023년 일반인은 물론 해외법인 등 비거주 외국인의 주거용 부동산 구매를 2년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주택 구매 비율이 생각보다 낮다며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차이나 머니 공습에 대한 반감은 아직도 여전하다.

밴쿠버의 이런 상황은 서울 부동산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국내 은행에서 단 한 푼도 대출받지 않은 1988년생 중국인이 89억원을 들여 타워팰리스를 구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외국인 부동산 관련 트리거(방아쇠)를 당겼다.

여당은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려 할 때 사전에 허가받도록 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토교통부는 강남 3구 등 이른바 상급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외국인의 취득 과정 불법성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일종의 긴급 처방이다.

외국인이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다만 밴쿠버 부동산 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부동산 취득 과정의 제도적 형평성은 분명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시행한 '외국인 토지·주택거래 허가제'를 전국으로 즉시 확대 시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사유재산 침해'니 '사회주의'니 떠들고 있지만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외국인 부동산 구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도 상호주의 원칙에 맞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형평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외국인 토지·주택거래 허가제부터 검토할 때가 됐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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