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기·단맛 비슷…日 외식업계, 한국쌀에 ‘러브콜’
현지 쌀값 대비 최대 15% 저렴
‘자국쌀 제일주의 장벽’ 극복 과제
농협쌀 연말까지 907t 공급
“외식업체 공략 수출확대 추진”

일본은 자국산 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다. 하지만 1년만에 쌀값이 두배로 치솟으면서 한국산 쌀이 주목받는다. 최근엔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한국쌀을 취급하겠다는 의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농민신문’은 7∼8일 농협경제지주와 함께 일본 오사카 현지 대형마트와 외식업체를 차례로 찾아 한국쌀의 시장 경쟁력과 수출확대 가능성을 짚어봤다.

◆ 현지쌀 대비 13∼15% 저렴…‘자국쌀 제일주의 장벽’ 극복은 숙제=7일 낮 12시 오사카의 대형마트 ‘헤이와도’ 후카에바시점. ‘정부 비축미 품절’과 ‘한가구당 한포대 구매 원칙’을 알리는 안내문이 양곡매대 곳곳에 부착돼 있었다.
매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된 건 다름 아닌 ‘하동 섬진강쌀’. 경남 하동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출하하고 농협경제지주·NH농협무역이 지원해 수출한 쌀이다. 매장 판매가격은 4㎏들이 한포대당 부가세 포함 3219엔(약 3만원)이었다. 같은 매장에서 판매 중인 일본 시가현산 ‘고시히카리’쌀(5㎏들이 4731엔·약 4만4000원), 홋카이도산 ‘나츠보시’쌀(5㎏들이 4623엔·약 4만3000원)과 견줘 13∼15% 저렴했다. 대만산 ‘혼합’쌀(5㎏들이 4083엔·약 3만8000원)과 비교해도 소폭 쌌다. 이들 쌀제품은 모두 2024년산이었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한 60대 여성이 일본산 쌀이 놓인 매대에서 연신 “타카이네(高いね·‘비싸네’라는 뜻)”를 연발하며 일본산 쌀포장품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면서 옆에 놓인 한국산 쌀포장품을 유심히 살폈다. 최종적으로 자신의 장바구니에 담지는 않았지만 가격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매장 담당자 니이야마씨는 “일본 소비자들이 쌀을 고를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품종과 원산지”라면서 “‘일본쌀 품질이 최고’라는 인식이 강해 소매점에서는 외국산 쌀에 대한 심리적 구매 장벽이 있다”고 귀띔했다.
◆ 일본 한식당에 뻗어나가는 우리쌀=8일 오사카 ‘이조원’ 본사. 이조원은 재일교포 2세가 운영하는 한식당 체인으로 오사카·교토·고베 등 간사이 지방에 점포 20곳을 뒀다. 농협이 최근 전남 강진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의 ‘새청무’쌀 20t을 수출한 곳이기도 하다. 해당 쌀은 9일 선적해 이달 중 현지 식당에 도착, 조리를 거쳐 손님 밥상에 오를 예정이다.
양창숙 이조원 대표는 “지금껏 시가현에서 계약재배한 ‘기누히카리’쌀로 밥을 지었는데, 6월 기준 현지 쌀값이 10㎏당 8500엔(약 8만원)으로 뛰자 한국산 쌀 취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 삼아 강진산 ‘새청무’쌀로 밥을 지어 먹어봤는데 일본 ‘고시히카리’쌀보다 쌀알이 약간 작지만 찰기와 단맛이 거의 비슷해 야키니쿠(고기구이)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원기 이조원 상무는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가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식당에 쌀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표시하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할 것 같다”면서 “계약한 20t의 한국쌀을 소진한 뒤 일본 쌀값 추이를 보고 추가 취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농협쌀 907t 일본 간다=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올들어 14일 기준으로 전국 7곳 지역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 출하한 한국쌀 379t이 현해탄을 건넜다. 수출 예정 물량을 포함하면 연말까지 907t(누적규모)이 일본 땅을 밟을 전망이다.
도쿄의 무역회사 제이브릿지의 전치현 대표는 “일본 참의원 선거(7월20일)를 앞두고 농림수산성이 비축미를 풀고 있지만, 대지진 등 재난 상황이 아닌데도 비축미를 방출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있다”면서, “한국쌀은 일본쌀과 품종이 비슷해 이질감이 없는 만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공급 확대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행한 이천일 농협경제지주 품목지원본부장은 “소매점에서 선뜻 외국산 쌀을 집어들지 않는 일본인의 정서를 고려할 때 외식업체를 적극 공략하는 방향으로 한국쌀의 대일 수출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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