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낭만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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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F1 : 본능의 질주'를 통해 국내에서도 F1(포뮬러 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츠,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는 수식어가 붙는 F1은 1년간 각국의 경주용 서킷을 순회하며 속도와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다.
'F1 더 무비'는 신구 갈등, 팀을 위한 개인의 희생, 언더독의 분투, 실패와 성공의 롤러코스터 같은 스포츠 영화의 클리셰를 총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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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F1 : 본능의 질주’를 통해 국내에서도 F1(포뮬러 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츠,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는 수식어가 붙는 F1은 1년간 각국의 경주용 서킷을 순회하며 속도와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다. F1의 특징 중 하나는 선수와 팀 순위가 동시에 채점된다는 것이다. 팀당 두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하는데, 두 선수의 순위를 합산한 결과가 팀 순위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같은 팀의 두 드라이버는 철저히 협력하는 동시에 처절히 경쟁하는 독특한 관계에 놓인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F1 더 무비’는 이런 특징을 반영해 트랙 위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사람들 혹은 자신을 증명하려는 사람들의 뜨거운 순간을 담아낸다.
소니(브래드 피트)는 한때 아일톤 세나, 미하엘 슈마허 같은 전설적 선수들과 경쟁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경기 중 끔찍한 사고가 발생해 서킷을 떠나야 했다. 어느 날 옛 동료이자 현 F1 최하위팀 APXGP의 소유주 루벤(하비에르 바르뎀)이 나타나 소니에게 F1 복귀를 제안한다. 어떻게든 팀 순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루벤은 도박사적 기질이 다분한 소니에게 도박하기로 한다. 팀에는 촉망받는 젊은 드라이버 조슈아(댐슨 이드리스)가 있다. 예상대로 ‘올드맨’ 소니와 ‘영맨’ 조슈아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반칙과 전략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소니의 공격적 플레이도 도마에 오른다. 어쨌거나 소니의 등장은 만년 꼴찌 팀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다시 서킷을 달리고 싶고 우승하고 싶은 소니의 열망이 동료들에게 옮겨가기 시작한다.
‘F1 더 무비’는 신구 갈등, 팀을 위한 개인의 희생, 언더독의 분투, 실패와 성공의 롤러코스터 같은 스포츠 영화의 클리셰를 총동원한다. 브래드 피트를 캐스팅한 것조차 전형적이다. 그럼에도 진심 어린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본질을 배신하지 않는 전략 때문이다. 스포츠 영화의 본질적 매력 탐구라든가 가슴에 불덩이를 간직한 존재의 꿈을 끝까지 응원하는 이야기의 궤적 같은 것. 그리고 여기에 브래드 피트만큼 어울리는 배우는 없다. 헬멧 속에서 잔뜩 구겨진 그의 얼굴은 주름으로 가득해 캐릭터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지만, 반항아적 기질과 방랑자의 낭만을 간직한 올드맨의 질주를 바라보는 것은 묘하게 뭉클하고 짜릿하다.

이주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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