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친윤 카르텔의 붕괴, 그 이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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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흥망성쇠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마약상에게도 의리라는 게 있어." 의리는 무슨, 그들에겐 배신과 협잡이 일상이다.
'착한 배신'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동안의 거짓말을 떠올리면 그렇게는 못하겠다.
그런데 이로써 친윤 카르텔은 정말 붕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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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등 돌리는 진술 잇따를 듯
그래도 카르텔 자체는 지속돼

1980·90년대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흥망성쇠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마약상에게도 의리라는 게 있어.” 의리는 무슨, 그들에겐 배신과 협잡이 일상이다. 이유는 둘 중 하나다. 더 많은 돈을 위해, 아니면 제 살길을 찾기 위해. 그래서 내레이션을 맡은 드라마 속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은 말한다. “마약밀매업자라는 자들은 당최 믿을 수가 없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도 ‘배신’을 주목할 카르텔이 있다. ‘친윤 카르텔’이다. ‘윤석열의 복심’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최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특검 조사에서 “2023년 7월 31일 수석비서관회의 때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망 사고 관련 보고 자료’를 전달받자 크게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 ‘VIP 격노설’ 인정이었다. ‘윤석열의 호위무사’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또 어떤가. 올해 1월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저지 상황에 대해 그는 “대통령이 ‘경찰에 총을 보여주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내란 특검팀에 털어놨다.
이뿐이 아니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도 최근 윤석열에 등을 돌리는 진술을 했다. 앞으로 ‘배신의 길’을 걷는 옛 참모, 옛 측근은 더 늘어날 것이다. 내란·김건희·채 상병 3대 특검 수사가 가속화할수록, 다들 제 살길을 찾느라 바빠질 게 뻔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김태효의 ‘배신’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시발점이자 본체인 VIP 격노설이 ‘현장 목격자’ 증언으로 처음 확인됐기 때문이다.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이라는 보고에 격노한 윤석열의 당시 발언은 다시 봐도 분노가 치민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나.” 별것 아니라는 의미가 내포된 ‘이런 일’. 실종자 수색에 나선 군인이 어쩌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그의 최우선 순위는 ‘임성근 구하기’였다.

수사 외압이 사실이면 수사 결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꽃다운 청춘의 ‘막을 수도 있었던 죽음’, 그 진실에 이제서야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3대 특검 중 채 상병 특검에 좀 더 응원을 보내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김태효의 입장 선회는 너무나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착한 배신’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동안의 거짓말을 떠올리면 그렇게는 못하겠다. 정의감이 아니라, 그냥 ‘나라도 살자’는 이유에서 실토한 것 아니겠나. 최근 들어서야 윤석열과 ‘손절한’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로써 친윤 카르텔은 정말 붕괴하게 될까. 그럴 수도 있겠다. 윤석열도 아는 것 같다. 오죽하면 추가 구속을 앞두고 “아무도 내게 오려 하지 않는다. 고립무원 상황”이라고 본인 처지를 표현했겠는가.
하지만 중요한 건 ‘친윤’이라는 수식어가 아니라, ‘카르텔’ 그 자체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표현을 빌리자면 ‘언더찐윤’은 총선 때까지 각자도생한 뒤, 5년 후 대선에서 또 다른 얼굴마담을 내세우려 할 것이다. 국민의힘 인적 쇄신 목소리에 득달같이 반발하는 일부 의원을 보면 확신까지 든다. 콜롬비아에서도 ‘메데인 카르텔’이 몰락하자, 그 빈자리는 업계 2위였던 ‘칼리 카르텔’이 차지했다. ‘친윤 청산’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정우 이슈365부장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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