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3억 해경 서부정비창, ‘승인 누락’ 설계도로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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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막고 서해 해역을 지키기 위한 해양경찰청의 핵심 시설 '서부정비창' 공사가 승인 절차가 누락된 설계도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천억 원이 투입된 보안시설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5일 해경 등에 따르면 해경은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583억 원을 투입해 전남 목포시 허사도에 서부정비창을 건설 중이다.
그런데 이 핵심 시설이 정상적이지 않은 설계도로 시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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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감리 “전기설계도에 도장 없어”
‘관급’ 대신 민간자재 사용 의혹도
해경 “단순 실수” 3명에 경고-주의

15일 해경 등에 따르면 해경은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583억 원을 투입해 전남 목포시 허사도에 서부정비창을 건설 중이다. 부지 9만9000m²(약 3만 평), 건축면적 2만2500m²(약 6800평) 규모로 공정은 현재 87%다.
이 시설은 해경 전용으로는 처음으로 500t 이상 대형 함정까지 정비할 수 있다. 기존 부산정비창은 중소형 함정만 수리가 가능해 대형 함정은 민간 조선소나 해군 정비시설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대기가 길어 수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에 서부정비창은 해경 작전 능력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 핵심 시설이 정상적이지 않은 설계도로 시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감리 업무를 맡았던 A 씨는 “2023년 12월 전기 분야 설계도 감리 중 설계기술사의 도장이 없는 원본 도면을 받았다”고 밝혔다. 건설 공사에서 설계도는 설계 책임자의 도장을 받은 후, 감리자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 시공에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A 씨에 따르면 이 공사의 설계도는 2022년 5월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중앙심의를 통과하려면 설계자의 도장이 반드시 있어야 하므로, 이후 감리와 시공사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도장이 빠진 채 ‘다른 도면’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A 씨 주장이다.
A 씨는 즉시 해경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듬해 3월 감리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이후에도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해경은 9개월이 지난 2023년 12월에야 감찰에 착수해 이듬해 담당 경찰관 3명에게 경고 및 주의 조치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절차 위반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대학교수는 “설계자의 도장이 없는 도면은 시공자나 감리자가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무효 도면’”이라며 “정상적인 공사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재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당초 해경은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법에 따라 조명타워, 울타리, 가로등 등 일부 자재는 반드시 관급 자재(국가가 정한 특정 업체 제품)를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총 300억 원 규모의 관급 자재 중 약 100억 원어치가 저가 사급 자재로 바뀌어 사용된 사실이 해경 감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2023년 4월 해경에 “관급 자재는 해경과의 사전 협의 없이 사급 자재로 대체할 수 없다”며 경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대해 해경은 “설계도 제공 과정에서 도장이 빠진 건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자재 관련 의혹에 대해선 “자재 사용은 정당했다”며 “서부정비창이 완공되면 각종 오해와 의혹도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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