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따라 불법화해야”···홍콩 ‘딥페이크 성범죄’ 엄중 조치 나선다
“AI 성착취물 피해, 실제 이미지와 다름없어”

홍콩 정부가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를 엄중히 처벌하기 위해 관련 법률 검토에 착수한다. 올 초 홍콩대학교에서 발생한 인공지능(AI) 성착취물 제작 사건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자 내놓은 대응이다.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홍콩 혁신기술산업국(ITIB)이 “홍콩 내 AI 개발 및 응용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관련 법률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ITIB의 이번 발표는 지난 12일 홍콩대 학생 3명이 ‘hku.nfolderincident’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지난 2월 한 법학과 남학생이 같은 학교 여학생 등 20~30명을 대상으로 700장이 넘는 딥페이크 이미지를 제작해 보관하다 적발된 사실을 밝혔다.
피해자들은 3월 중순쯤 학교 측에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가해자는 처벌은커녕 경고 조치를 받는 데 그쳤다. 피해자들은 학교 측 관계자로부터 “가해자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작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2021년 제정된 홍콩의 성착취물 관련 처벌 조항에 따르면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하거나 관찰한 행위, 해당 이미지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공개하거나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행위만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의 신체를 직접 촬영하거나 관찰한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제작’했으며 이를 소지했을 뿐 유포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ITIB는 이날 “AI로 제작된 이미지에도 기존 법률이 적용된다”고 확인했다. 다만 처벌 여부의 핵심 쟁점인 ‘유포 행위’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사법개혁위원회 산하에 사이버 범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소위원회가 설립됐다”며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관련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홍콩 사회와 정치권이 딥페이크 성 착취물의 불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인 레인 릴리의 도리스 총츠와이 대표는 SCMP에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조작된 것이지만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제 이미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CNA에 따르면 도린 콩 육푼 입법위원(국회의원 격)은 “홍콩도 한국처럼 AI 성착취물을 불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에 대해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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