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시대' 접어든 송도…소문난 맛집 多 사라진다
상권 형성~현재 '39%' 생존
업력 10년 이상 '준노포' 12%
폐업, 2022년부터 대폭 증가
준노포 비중도 쑥…올해 12%
공인중개사 “골목경제 불안정”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양경찰청 주변 한 순댓국집은 지난 5월 폐업을 신고했다. 2006년 문을 연 뒤, '송도 순댓국 맛집'으로 블로그 등에서 꾸준히 언급되던 곳이다. 지난 봄까지도 이런 게시글들이 이어진 걸 보면, 동네 맛집 지위를 막바지까지 유지해 왔다. 19년 업력을 뒤로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송도 골목 상권의 역사로 사라졌다.
온라인에서 '음식 솜씨 좋은 이자카야'로 입소문을 탔던 송도 한 술집도 몇 달 전 문을 닫았다. 2007년 영업을 시작했으니 18년 만에 접은 장사다.
맥주에 감자튀김 등을 곁들여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던 한 스몰비어 집도 올해 초 폐업했다. 2008년부터 17년 동안 '이웃들의 가벼운 한 잔'을 책임지던 공간이다.
신도시라 부르기엔 연륜이 쌓인 송도국제도시 상권에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준노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역 일반음식점 생태계가 빠르게 소용돌이치면서 신생 업체와 함께 동네에서 오래 사랑받던 식당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15일 행정안전부 일반음식점 인허가 자료를 분석해 보니, 6월 말 기준으로 송도동엔 1890곳 일반음식점이 영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송도국제도시가 들어서고 모두 4750곳 일반음식점이 인허가를 취득했으니까 39.8% 정도가 생존한 셈이다.
여기서 '준노포' 기준에 들어가는 업력 10년 이상 일반음식점은 모두 241곳이다. 전체 영업 식당에서 12.8%에 달하는 비율이다.
20년 가까운 역사를 품은 송도국제도시. 그 안에서 1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가게들은 이제 '노포 상권'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골목과 인천 원도심 상권 중심으로 '노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면서 구매력을 주도하는 게 요즘 시장 상황이다. 탄탄한 수요층을 지닌 송도가 자기만의 골목문화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준노포'는 하나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2022년을 기점으로 폭증하고 있는 지역 일반음식점 폐업에서 '준노포' 매장 비중이 점차 상승하는 부분이다.
올 들어 6월까지 송도동에 142곳 일반음식점이 문을 닫을 동안 12.7%(18곳)는 업력 10년 이상 식당이 차지했다. 작년엔 전체 폐업 406곳에서 6.4%(26곳), 2023년엔 폐업 426곳에서 6.8%(29곳)와 비교하면 몸집이 배 가까이 불었다.
지난 팬데믹을 거치며 2022년, 일반음식점 폐업이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불어 343건을 기록한 이후 매년 송도동에서만 4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상반기에 폐업이 142건으로 같은 걸 감안할 때,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송도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송도 주요 기업들 성장 소식과는 달리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한 골목 경제는 꾸준한 상가 공급을 배경으로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며 안정을 못 찾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시절을 잘 버텨온 10년 이상 식당들도 맷집을 소진하며 업장을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공급만 문제라기보다는 송도 상권 자체가 대형 쇼핑몰인지, 오피스 상권인지, 주거 중심인지 아직 콘셉트 자체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우여곡절이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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