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나라’ 고려에선 불상도 휴대했다는데… [강화 속 고려를 찾아서·(3)]

정진오 2025. 7. 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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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삼존불상

높이 7㎝ 겨우 손바닥만한 크기
코와 눈이 크고 옷주름까지 섬세
고려 후기·북송대 요소 복합 반영
하반기 국가문화유산 지정 신청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여고 기숙사 증축 부지에서 2010년 출토된 금동삼존불. 강화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2025.7.13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고려는 불교의 나라였다. 고려가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긴 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급하게 추진한 일이 개성에 있던 사찰을 강화도에 다시 세우는 거였다. 절을 짓는 일이 왕이 머무는 궁궐 공사와 맞먹는 중요한 국가적 사업이었다.

2010년,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여고 기숙사 증축 부지에서 고려 무신정권 시기 불상 조각의 흐름과 강도(江都) 시기 불교 미술의 특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유물이 발굴돼 관련 학계를 놀라게 했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아주 작은 ‘금동삼존불상(金銅三尊佛像)’. 크기는 높이 7㎝, 폭 6.5㎝ 정도였으며 구리, 주석, 납 성분으로 구성된 3원 합금의 청동에 금으로 도금이 되어 있었다. 보존처리를 마친 지금, 강화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불상은 불교의 상징과도 같다. 사찰 배치에서는 불상이 중요 공간에 놓이게 마련이다. 불상은 나무, 돌, 쇠 등 온갖 재료로 만들어 왔고, 심지어 바위를 깎아 새기기도 했다. 중생이 어디서든 부처의 설법을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함이다. 부처나 보살 셋을 한꺼번에 모시는 삼존불도 있고, 크기를 아주 작게 한 휴대용 불상도 있었다.

15년 전 강화 출토 금동삼존불을 보면, 가운데 본존불은 연꽃 문양의 대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고, 본존불 좌우에는 스님 둘이 서 있는 형상이다. 본존불 손의 모양이나 스님들이 좌우에 선 형태가 독특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설법하는 석가모니불과 그 설법을 듣는 제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풀이하는 전문가도 있다. 특히 얼굴 조각에서 코와 눈이 유난히 크게 표현돼 있는 점도 강화 삼존불의 특색 중 하나로 꼽힌다. 삼존불의 옷주름까지 뚜렷이 나타나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

이 금동삼존불의 구체적인 쓰임새도 연구 대상이다. 발굴 장소는 강도 시기 축조된 내성 북벽 안쪽에서 가까운 곳이다. 궁궐의 부속 건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집에 두고 예배하던 것일 수도 있고, 들고 다니던 것일 수도 있다. 휴대용 불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도 있다.

불교에서 ‘삼(三)’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는 경(經)·율(律)·론(論)에 정통한 스님이며,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 삼장법사의 제자도 셋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문장도 큰 원 안에 삼보와 삼학을 상징하는 세 점으로 된 형상이다. 이를 삼보륜이라 한다.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삼존불은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강화 출토 삼존불은 여러 측면에서 특이점이 보이고 있어 추가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사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금동보살삼존상은 국보로 지정돼 있다.

연구자들은 강화 출토 금동삼존불이 통일신라 불상의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고려 후기 특징과 중국 북송대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고 평가하면서 강화 천도 시기인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이 불상은 금동불로는 강화에서 출토된 유일한 불상이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은 올 하반기 중 정부에 이 금동삼존불을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진오 기자 schi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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